'삼중고' 시달리는 北김정은, 북·중 친선 관계 연일 강조 (종합)

2020-10-22 08:54
김정은, 中 6·25전쟁 참전 70주년 기념 중공군 열사능 참배
시진핑 中국가주석, 北김정은 참배 열사능에 꽃바구니 전달
북·중정상, 北 노동당 창건 75주년 계기 친서교환…친선강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공군 열사능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전통우방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유엔 대북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풍피해 등 ‘삼중고’ 상황에서 최대교역국인 중국과의 친선이 더욱 중요해진 듯하다.

2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고령(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인민지원군 조선전선참전 70돐에 즈음하며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중공군) 렬사릉원(열사능원)을 찾으시고 렬사(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하시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중공군 열사묘 묵념 이후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주석의 장남이자 6·25전쟁에서 전사한 마오안잉(毛岸英)의 묘에 헌화했다. 지난 21일에는 평양의 북·중 우의탑에도 화환을 보냈다.

이날 참배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를 비롯해 리선권 외무상, 김명식 해군사령관, 김광혁 공군사령관, 리영철 회창군당위원장, 김인철 회창군인민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제국주의 침략자들을 격멸하는 성전에서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영용하게 싸운 중국 인민지원군 장병의 붉은 피는 우리 조국 땅 곳곳에 스며있다”면서 “그들의 숭고한 넋과 고결한 희생정신을 영원토록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극히 곤란한 형편에서도 항미원조 보가위국(抗美援朝 保家衛國)의 기치 밑에 우리를 희생적으로 지지 성원한 중국 인민지원군의 불멸·공적과 영웅적 위훈은 우리 인민의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항미원조 보가위국’이란 미국에 대항해 조선(북한)을 도와 가정과 나라를 지킨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중국 인민지원군의 조선전선 참전은 조국해방전쟁의 승리에 역사적 기여를 했다”면서 “조중(북·중) 두 나라 군대와 인민이 운명을 하나로 연결시키고 생사고락을 같이하면서 피로써 쟁취한 승리는 세기가 바뀐 오늘에 와서도 변함이 없이 거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했다.

전통우방국인 중국과의 친선관계 역사성을 언급한 것으로 ‘북·중 우호 관계’를 한층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6월 평양에서 만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AP·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노동당 창건 75주년 축전에 대한 답전을 보내면서도 양국의 친선관계를 재확인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10일 북한 당 창건 75주년에 맞춰 북·중 관계를 ‘동지와 벗’이라고 표현한 축전을 김 위원장에게 보냈다.

김 위원장은 답전에서 “나는 총서기 동지와 함께 새로운 활력기에 들어선 전통적인 조중 친선 관계를 시대의 요구에 맞게 더욱 공고 발전시키며 조중 친선의 핵인 사회주의와 힘찬 전진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6·25전쟁을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이라고 부른다. 1950년에 발발한 남북 내전 성격의 6·25전쟁에 중국이 참전한 것은 이 전쟁에 개입한 미국을 저지하기 위함이라는 주장에서다. 또 한국전쟁 당시 첫 교전일인 10월 25일을 ‘항미원조 출국작전 승리 기념일’로 지정하고 기념하고 있다. 올해는 ‘항미원조전쟁’ 70주년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도 김 위원장이 참배한 열사능에 전날 꽃바구니를 보냈고, 헌화식에는 리진쥔(李進軍) 주북중국대사와 화교 등이 참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21일 우의탑에 꽃바구니를 보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최근 복수의 북·중 무역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최근 국경 봉쇄를 해제하고 중국과의 경제교류를 재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 당국이 아직 봉쇄해제 등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향후 동향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만 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지난 8월 북·중 무역액은 전월대비 65% 급감한 2583만 달러(약 298억원)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코로나19 대책을 강화해 사람 및 물자의 왕래를 제한하고 있는 것과 외화가 부족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