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밝힌 태양광 모듈의 국산 점유율이 거짓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산 태양광 점유율은 78.4%에 달한다. 전년 73.5%에서 5%가량 증가한 수치다. 한 의원에 따르면 정부는 이에 대해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국산 패널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정부가 밝힌 태양광 모듈 국산 점유율 수치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태양광의 핵심 부품인 태양전지를 수입해도 국내에서 조립만 해서 모듈을 만들면 국산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현행 대외무역관리규정 제86조2항2호에서는 태양전지를 수입해서 모듈을 만들 경우, 국내 투입 원가 비율이 85% 이상이 돼야 국내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수입한 태양전지를 국내에서 조립해 모듈을 만드는 것은 국내산이 아닌 것이다.

한 의원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한 인증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에너지공단은 태양전지의 원산지와 상관없이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모듈은 무조건 국내산으로 인증해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내산 인증은 늘었지만 태양전지 수입액은 급증했다. 2017년 1억2066만불(1300억원)이었던 수입금액은 지난해 3억8658만불(4404억원)으로 2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수입량 또한 2017년 3156t에서 5666t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듈 수입도 증가했다. 수입량은 2017년 4만9700t에서 지난해 7만6901t으로 증가했으며, 수입금액 또한 같은 기간 2억4970만불(2800억원)에서 3억7413만불(4200억원)로 증가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태양전지를 모듈로 조립할 경우 3.3GW의 모듈을 만들 수 있다. 신재생보급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보급된 태양광 모듈은 3.6GW 수준이다. 한 의원 측은 수입된 셀로 만든 모듈이 모두 국내에 설치됐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셀을 수입해 국내에서 단순 조립한 모듈을 국내산으로 둔갑해 공급하고 있다"며 "이를 국산제품 점유율 통계에 포함해 발표하고 있는 것은 국민 눈속임에 불과한 것으로 대국민 사기극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국산 점유율 정보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지금까지 보급된 태양광 설비 원산지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