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까지 언급...'입양 게시글' 아이, 결국 지원센터로

2020-10-20 09:27
경찰, "정상적인 출산 아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워"
원희룡 제주도지사. "심리 치료 등 보호·지원 약속"

[사진=연합뉴스]


‘아이 입양 게시글’로 논란을 일으킨 미혼모 A씨가 아이를 도내 보육 시설로 보냈다. A씨는 경찰 조사 후 유관 기관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제주도는 미혼모 A씨가 지난 19일 아이를 도내 모 보육 시설로 옮기고 미혼모 지원센터에 입소했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앞서 A씨는 물품 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36주 된 아이를 거래하겠다고 글을 올렸다가 곧바로 삭제했다. ‘아이 입양합니다. 36주 되어있어요’라는 게시글에는 판매 금액 20만 원과 함께 이불에 싸인 아이의 사진 두 장도 포함됐다.

당근마켓 측은 다른 이용자가 A씨의 글을 신고하자 A씨에게 “거래 금지 대상으로 보이니 게시글을 삭제해 달라”고 공지했다. 이후 곧바로 해당 글을 강제 비공개 처리하고 A씨를 영구 탈퇴 처리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1차 조사를 마친 제주지방경찰청은 A씨가 아기 아빠가 없는 상태로 아이를 낳은 후 미혼모 센터에서 아기를 입양 보내는 절차 상담을 받게 돼 화가 나서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A씨는 원치 않은 임신을 해 예정일보다 앞서 갑작스럽게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중고 거래 앱에 올린 행동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고 그 외에는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출산이 아니며 경제적으로도 딱한 상황”이라고 연합뉴스를 통해 말했다.

해당 게시글에서 A씨가 ‘36주’라고 말한 사실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 13일 제주시 소재 한 산부인과에서 출산하고 16일 도내 한 산후조리원에 입소해 곧바로 해당 게시글을 올렸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A씨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원 지사는 지난 18일 본인 SNS를 통해 “온라인 마켓에 아기 입양 글을 올린 미혼모 기사를 보고 너무 놀랐다”면서도 “너무 마음이 아팠다. 제주에 사는 분이어서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비난하기보다 사회가 도와주는 것이 먼저다”라며 “혼자서 키울 수 없다면 입양 절차 등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 사회적 비난까지 맞닥뜨린 여성에 대해 보호와 지원을 하겠다. 필요한 경우 심리적인 치료도 제공하겠다”며 “관련 기관들과 함께 최대한 돕겠다. 아울러 제도를 개선할 점도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A씨가 산후조리원에서 퇴소하면 아기 입양 조건으로 20만 원을 제시한 점에 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또한, 유관 기관의 협조를 얻어 영아와 산모 지원 방안도 모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