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지지부진한 부양안 협상에 불안감 증폭...일제히 '뚝'

2020-10-20 06:42
다우 1.44%↓ S&P500 1.63%↓ 나스닥 1.63%↓
OPEC 감산 재확인에도 주춤…WTI 0.1%↓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일제히 1% 넘게 내렸다. 코로나19 관련 추가 부양책 불확실성이 지속한 데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매섭게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확산 상황도 투자 심리를 쪼그라들게 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10.89p(1.44%) 빠진 2만8195.42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56.89p(1.63%) 내린 3426.92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92.67p(1.65%) 밀린 1만1478.88에 장을 마쳤다. 다우와 S&P500지수는 모두 지난 9월 23일 이후 최대 낙폭으로 떨어졌다.

시작은 좋았다. 중국의 경제 지표가 나쁘지 않게 나오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또 코로나19 관련 미국의 추가 부양책이 조만간 합의에 다다를 수 있다는 기대 섞인 발언들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예상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2분기보다는 개선되는 회복 흐름을 보였다.

미국의 부양책 관련 소식도 장 초반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11월 3일 대선 전 타결을 위한 마감 시한을 오는 20일로 정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48시간 이내에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협상도 이어갔다. 펠로시 의장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이날 오후까지도 협상을 벌였고, 다음날(20일)에도 대화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힘을 보탰다.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공화당의 반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를 2분 만에 처리할 것"이라며 합의 기대를 키우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 전 합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면서 주요 지수는 내림세로 돌아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소식통을 인용 "펠로시 의장과 므누신 장관 사이 협상이 큰 진척이 없고, 타결이 임박한 것처럼 들리지 않았다"는 보도를 내놨다. 이후 시장에는 불안감이 증폭됐고 증시는 방향을 틀어 최저점으로 향했다.

보스턴 파트너스의 마이클 멀라니 글로벌 시장 연구 담당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에 부양책을 가지고 싶어할 것"이라면서도 "펠로시 의장에게는 대선 전에 서명하는 것에 대한 어떠한 정치적인 이점도 없다"며 대선 전 부양책 도입 가능성에 의문을 표했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점점 악화하는 미국과 유럽 등의 상황도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았다.

CNBC방송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의 지난주 하루 신규 확진자 규모는 이전 주와 비교해 16% 늘어 5만5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6일 기준 미국 38개 주(州)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5% 넘게 늘면서 사실상 '3차 확산세'가 시작됐다.

유럽 상황도 좋지 않다. 유럽의 지난주 하루 신규 확진자 규모는 이전 주와 비교해 40% 넘게 급증했다. 하루에 9만7000명가량이 새롭게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빠르게 퍼지면서 각국은 봉쇄 조치를 강화하는 등 고삐를 죄고 있다. 이는 경제 회복에 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서양 건너 유럽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는 0.33% 빠진 3234.75로 거래를 종료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0.12% 밀린 4929.27에, 영국 FTSE지수는 0.59% 하락한 5884.65에 각각 마감했다. 독일 DAX지수는 0.42% 내린 1만2854.66으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이행 의지에도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봉쇄 조치가 다시 시행된 탓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0.1% 내린 40.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1.1% 떨어진 42.48달러를 가리켰다.

금값은 소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3%(5.30달러) 오른 1911.70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