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NHN사이버결제 "옵티머스 펀드 계약서와 달라... 소송 불사"

2020-10-19 16:31
IT 업계에서도 피해... 일부 금액 받았고 전액 회수 나선다

최근 환매 중단을 선언한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상당수의 IT 기업이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옵티머스 사태'의 불똥이 정치권과 재계를 넘어 IT 업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IT 업체들은 관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계약서 상 내용을 근거로 펀드 상품 판매사에 법적 대응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19일 정치권 등을 통해 입수한 옵티머스자산운용 가입자 리스트에 따르면, 투비소프트(150억원), 안랩(70억원), NHN사이버결제(50억원), 핸디소프트(37억원), 아프리카TV(10억원), 사이냅소프트(5억원) 등 다수의 IT기업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랩은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금액 70억원 가운데 60억원을 이미 환매했다고 밝혔다.

안랩은 "옵티머스 펀드 투자금 가운데 60억원은 환매해서 손해가 없다"며 "현재 잔액은 1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투자금액 70억원 전액을 손해본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어 "잔액 10억원의 상품 판매사는 NH투자증권이며, 판매사의 보상 논의를 지켜보며 피해 최소화를 위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NHN사이버결제는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금액 50억원 가운데 일부를 환매했으며, 남은 금액도 모두 회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NHN사이버결제는 "사내 자금을 대단히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로서 NH투자증권의 안정적인 상품 가입 권유를 받고 지난 4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가입한 것은 맞다. 안정적인 상품임을 계약서를 통해 확인한 후 50억원(30억+20억원)을 투자했으며, 이달로 만기를 맞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NH투자증권을 통해 일부 금액을 환급받았고, 나머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소송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 모두 회수할 것이다. 관련한 내용은 향후 공시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핸디소프트는 "핸디소프트는 내용에 기재된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나, 관련해 피해·손해를 입은 바가 없으며 올해 초 투자금 전액을 회수 완료했다"고 밝혔다.

옵티머스 펀드는 앞서 2017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3년간 '연 3% 수익 지급'과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투자자들로부터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모았는데, 이 가운데 5000억원 이상의 환매가 중단된 상태다.

최근 나온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명단에 따르면 법인과 개인 등 3000명 이상 가입자가 옵티머스 펀드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주요 상장사 등 약 60개 기업이 옵티머스에 수천억원을 투자했고, IT 업계에선 320여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확인됐다.

폐쇄된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사진=신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