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6일 출범 직후 고공행진을 하던 스가 요시히데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한 달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정권 비판적 성향의 학자들에 대한 정부 학술회의 회원 임명을 거부하면서 촉발한 여론 악화 사태가 정권 기반이 취약한 스가 총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19일 아사히신문은 10월 스가 내각 지지율이 53%를 기록해 지난달 내각 출범 직후 조사 당시(65%)보다 12%p(포인트)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7~18일 유권자 1458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조사 결과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3%로 전월 23%에서 10%p나 늘어났다.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 역시 16~18일 1051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스가 내각 지지율이 한 달 전(74%)보다 7%p 떨어진 67%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반면, 하락 폭인 7%p는 그대로 비지지율(21%)에 반영했다.

이 밖에도 교도통신의 지난 17~18일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5.9%p 하락한 60.5%, 비지지율은 5.7%p 증가한 21.9%를 나타냈고, 민영방송 ANN(17~18일)과 공영방송 NHK(9~11일)의 조사 결과에서도 각각 한 달 전보다 6.2%p(56.1%)와 7%p(55%) 하락했다.

한편 지난 9~12일까지 2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지지통신의 10월 조사에서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51.2%를 기록해 주요 언론 조사에서 가장 낮은 지지율을 나타냈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여전히 과반을 넘기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난 9월16일 70% 가까운 지지율을 얻으며 출범했던 것을 고려하면 급격한 하락 추이가 눈에 띤다는 평가다.

이는 3주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판 블랙리스트' 사건인 일본학술회의 회원 임명 거부 사태 탓이 크다.

이달 초 스가 총리는 총리 산하의 독립 특별기관인 일본학술회의가 회원으로 추천한 105명을 임명하면서 앞서 정부 정책에 반대했던 6명을 배제해 학문의 자유 침해 논란을 키웠다.

학계뿐 아니라 예술계와 시민단체 등 각계에서 반대 성명과 항의 집회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스가 총리는 임명 거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해명하지 않은 채 '6명 배제'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교도통신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72.7%가 이와 관련한 스가 총리의 해명이 불충분하다고 답했으며, 아사히신문 조사에선 63%가 '불충분하다'고 답한 반면, '충분하다'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이에 따라 여론 악화 상황이 심화하면서 덩달아 스가 총리 개인에 대한 평가도 악화하고 있다.

지지통신의 조사에서 내각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들의 18%가 '다른 적당한 총리감이 없기 때문'이었으며 '총리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6.2%에 그쳤다. 이는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 '기대를 가질 수 없다'(7.1%)와 '총리를 신뢰할 수 없다'(6.0%)라고 응답한 비율과 맞먹는 수치다.

이는 앞선 NHK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했는데, 응답자들의 지지 철회 이유로 '사람을 신뢰할 수 없다'(32%)와 '정책을 기대할 수 없다'(31%)가 1·2위를 기록했다.

이는 출범 초기 '평범한 사람 총리',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운 스가 총리가 통신요금 인하와 인감 문화 철폐 등 실생활에 밀착한 정책을 추진하며 국민적 호감을 얻었던 것에서 최근 학술회의 임명 거부 논란으로 강압적인 불통의 이미지가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