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리눅스용 '한글2020' 시험판 무료공개…정부 개방형OS 시장 조준

2020-10-16 10:40
개방형OS 도입 이후 문서편집도구 시장 대응
다른 개방형OS 지원도 예고…유료 판매할 듯
한워드·한셀·한쇼도 리눅스 버전 선보일 계획

리눅스 환경에서 한글(HWP) 문서를 작성할 수 있는 '한글2020' 시험판이 무료로 공개됐다. 한글과컴퓨터는 이 시험판을 자사 개방형 운영체제(OS)인 '한컴구름' 전용으로 개발했지만, 다른 리눅스 환경에서의 사용을 금지하진 않았다.

16일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리눅스 운영체제(OS) 컴퓨터를 다루는 데 능숙한 사용자라면 한컴구름 이외의 다른 리눅스 배포판에서도 한글2020 시험판을 설치해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원활한 사용을 보장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한글과컴퓨터는 리눅스용 한글2020 시험판을 무료배포하기로 했지만 다른 개방형OS나 범용 리눅스 배포판에 쓸 수 있는 수준으로 완성도를 높인 이후에는 유료 SW로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 회사측은 관련 문의에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글과컴퓨터 HWP 문서 작성 프로그램 최대 수요처는 중앙정부부처와 공공기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각급 학교다. 최근 경기도가 오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HWP 형식 사용을 지양하고 개방형 국제표준 문서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나머지 행정·공공·교육 분야에서 HWP 형식의 입지는 여전히 공고하다. 오는 2026년까지 정부 업무용PC에 개방형OS가 확산되더라도 HWP 형식이 사용될 경우, 한글과컴퓨터의 리눅스용 한글2020은 필수 프로그램이 될 공산이 크다.

한글과컴퓨터 측은 "한컴구름 사용자의 생산성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높게 나타나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고자 베타버전을 우선 공개하기로 했다"며 "타 개방형OS 환경에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확장성을 확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한글과컴퓨터는 한컴구름 전용 프로그램 2종을 공개했다. 하나는 HWP 문서 작성 기능을 갖춘 한글2020 시험판이고, 다른 하나는 HWP, 워드, 프리젠테이션, 스프레드시트 문서 열람을 지원하는 '한컴오피스2020뷰어' 시험판이다.

한글2020 및 한컴오피스2020 뷰어 프로그램 시험판은 한컴구름을 최신버전으로 업데이트한 환경에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기존 한컴구름에는 HWP 문서열람 기능만 갖춘 '한글 뷰어'가 제공됐다. 한글2020 베타버전은 HWP와 개방형문서포맷(ODF)도 작성을 지원한다. 한컴오피스2020 뷰어 베타버전은 일반 오피스 문서 3종의 열람을 지원한다.
 

한글과컴퓨터 한컴구름 전용 한글2020 베타버전 사용 화면. [사진=한글과컴퓨터 제공]


한글과컴퓨터 측은 두 프로그램에 대해 "윈도 기반 오피스 제품과 동일한 기술을 활용해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문서포맷과의 호환성을 갖췄다"며 "윈도용 한컴오피스2020의 한워드, 한셀, 한쇼도 (한컴구름용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한컴구름은 데비안 리눅스 배포판을 기반으로 구름 브라우저, 이미지 뷰어, 동영상 플레이어, 압축프로그램, 메모장, 계산기 등 기본 프로그램을 탑재해 업무 환경 구현이 가능하고 보안프레임워크를 탑재해 보안성이 강화된 개방형OS다.

개방형OS는 정부가 행정·공공기관에서 행정업무와 인터넷용 PC에 사용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를 대신할 OS로 도입하려는 리눅스 기반 데스크톱 OS를 통칭한다. 한컴구름은 한글과컴퓨터에서 출시한 개방형OS다.

한컴구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으로 한글과컴퓨터와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공동개발한 '구름플랫폼'을 활용해 제작됐다. 한글과컴퓨터는 한컴구름 출시 후 클라우드플랫폼 호환성을 확보해 서비스형데스크톱(DaaS) 시장에 진출했다.

한글과컴퓨터는 과기정통부와 NIPA가 개방형OS 생태계 조성을 위해 운영하는 '개방형OS 활성화 협의체' 권고사항을 준수해 개방형OS 애플리케이션 개발환경 조성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