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 후원금 반환소송 시작…윤미향 "반환 불가"

2020-10-13 00:01
12일 첫 재판…정대협·나눔의집 "적법하게 사용" 주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나눔의집 등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 후원자들이 후원금을 돌려달라며 낸 소송이 12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후원자들은 유용 정황이 있다며 반환을 요구했지만 정대협 등은 "적법하게 쓰였다"며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조상민 판사는 이날 오전 정대협·나눔의집 후원자들이 이들 단체와 정대협 대표였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후원금 반환 청구 1·2차 소송 첫 재판을 열었다.

첫 재판부터 후원자들과 정대협은 팽팽하게 맞섰다. 정대협 측 변호인은 이날 "정대협이 원고들을 속인 사실이 없고 후원금은 정관상 사업 목적과 내용에 맞게 썼다"고 주장하며 "제기된 불법 행위도 검찰 수사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만큼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도 최근 법원에 보낸 답변서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해달라"며 후원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나눔의집 측 대리인은 "불법 행위를 했다고 가정한 소장과 원고 측 주장만 있을 뿐"이라며 후원금은 모두 적법하게 쓰였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후원자들이 정대협과 나눔의집, 윤 의원 등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며 재판부에 조정기일을 지정해달라고 했지만 이들 단체는 즉답을 피하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후원금을 입금한 통장계좌에 대한 입출금 거래내역 공개 여부를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재판부는 원고 의견서를 검토한 뒤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월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위안부 할머니 기부금 및 후원금 반환소송 대책 모임'은 지난 6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후원금 모두 9227만4370원을 반환해달라는 민사소송을 냈다.

지난 6월 4일 제기한 1차 반환 소송에는 나눔의집 후원자 23명이 모두 5074만2100원을, 같은 달 24일 2차 소송엔 정대협과 나눔의집 후원자 32명이 이들 단체와 윤 의원을 상대로 총 3668만2270원을 각각 청구했다.

이어 8월 12일 후원자 5명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정대협·나눔의집과 윤 의원에 후원금 485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3차 소송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서부지법은 정의연 후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 의원 사건도 맡는다. 첫 재판은 11월 30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