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코로나 재확산으로 경기 부진 지속"

2020-10-12 12:00
8월 '경기부진 완화'에서 9월 '경기위축 가능성' 시사
10월엔 '경기 부진 지속' 진단.."수출은 점진적으로 회복"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발간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며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간 '경기 위축' 진단을 내렸다가 8월에 이 표현을 삭제하고 경기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9월엔 다시 '경기위축 가능성'을 전망한 데 이어 10월에는 '경기 부진'을 언급했다.

KDI는 "내수는 서비스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며 "수출은 대외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소폭의 감소세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내수가 얼어붙은 것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역대 최장의 장마까지 겹치며 경기 활동이 위축됐다.

8월 전산업생산은 -3.4%로 전달(-1.5%)보다 더 악화했다.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조업일수 감소, 예년보다 긴 장마 등의 영향으로 서비스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영향을 크게 받았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9.6%로 전달(70.1%)보다 소폭 하락한 가운데 출하(-3.9%→-7.2%)는 감소하고 재고율(115.6%→119.7%)은 상승했다.

KDI는 "소비는 내구재의 양호한 흐름에도 코로나19의 재확산에 따라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다시 위축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소매판매액지수 및 소비자심리지수 [자료=KDI 제공]

8월 소매판매액은 전월(0.5%)과 유사한 0.3%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조업일수가 1.5일 감소한 영향으로 전월(-1.2%)보다 낮은 –3.7%의 증가율을 보였다.

투자는 일시적으로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8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의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운송장비가 크게 하락하면서 전월(8.1%)보다 낮은 -1.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KDI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급감하며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자본재 수입액의 높은 증가세를 고려하면 기계류를 중심으로 한 개선 흐름은 유지됐다"면서 "9월 자본재 수입액이 전월(12.5%)보다 높은 22.6%의 증가율을 기록함에 따라 반도체를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8월 전체 취업자 수는 전월(-27만7000명)과 유사한 전년 동월 대비 27만4000명 감소로 집계됐다. 다만, 내구재 소비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서비스업 중심의 내수 부진을 일부 완화했다고 KDI는 판단했다.
 
9월 수출은 7.7% 증가했으나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전월과 동일한 –4.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아울러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환율과 금리가 하락한 가운데 가계대출은 비교적 큰 폭으로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세계 경제의 경우 "주요국이 소비 중심의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경기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