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LG화학 첫 잠정실적 발표, 왜?...배터리 분사로 ‘뿔난 주주’ 달래기
2020-10-11 18:10
3분기 영업이익 7000억원 자신감...오는 30일 배터리분사 임시주총 카드
LG화학이 12일 올 3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하겠다고 11일 예고했다. LG화학이 확정실적이 아닌 잠정실적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종 실적은 오는 21일 발표할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LG화학이 2주 정도 앞당겨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배경을 두고 ‘주주 달래기’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17일 전기차 배터리로 대표되는 전지사업부문의 물적분할(분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분사 발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9일까지 LG화학 주식 6000억원어치를 매도할 정도였다.
LG화학은 “최근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주주와 투자자가 더욱 정확한 실적 예측과 기업가치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잠정실적을 공시한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잠정실적 발표 결정은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크기 때문이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LG화학이 3분기 시장 컨센서스의 20% 이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견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영업이익이 7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1%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매출액 전망치는 10.3% 늘어난 8조1048억원으로 점쳐진다.
오는 30일 임시 주총에서 분사가 완료되면, LG화학은 12월 1일 출범하는 전지사업부문 신설 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의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LG화학이 분사를 결정한 건 배터리사업의 미래 성장성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은 올해 1~8월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말 기준 LG화학 전기차 배터리의 수주잔량은 150조원에 달한다. 수주잔량은 계약 금액으로, 실제 제품이 인도될 때 매출로 잡힌다. 이미 예정된 매출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LG화학은 오는 2024년까지 전지사업부문에서만 30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