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새내기 기업 주가··· 주관사에 관리 책임 부여한다
2020-10-11 18:19
금융당국이 상장 이후 주가 변동 완화를 위해 기업공개(IPO) 주관사에 일정 기간 주가 관리 책임을 부여하기로 했다. 증권사가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기업에 대한 IPO 주관 제한 규제도 일부 완화된다. 대신 부실한 실사에 대한 과징금은 대폭 강화될 예정이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IPO 제도 개선 방안을 이르면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먼저 신규 상장사의 주가 변동을 줄이기 위해 상장 주관사에 주가 관리 책임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유명무실화된 초과배정옵션 제도를 내실화한다.
이는 IPO 진행 중 당초 공모수량을 초과하는 수요가 존재할 경우 공모주식의 최대 15%까지 추가로 발행할 수 있는 옵션을 상장 주관사에 부여하는 제도다. 기존 주주의 보유주식을 빌려 청약자에게 넘기고, 매매 개시 이후 주식을 시장에서 매입하거나 또는 신주를 발행해 상환하는 형식이다. 투자자들의 주식 수요를 늘리고 상장 후 주가 변동성을 줄여줘 공모주 투자자 보호 장치로 활용된다.
국내에는 2002년 처음 도입되었지만, 대주주의 지분율 희석 우려 등으로 활용도는 낮았다. 반면 해외의 경우 알리바바·페이스북·트위터 등 대형 기업의 상장에서 초과배정옵션이 활용됐다. 금융당국은 IPO 계약서에 주관사의 시장조성 역할을 반영하는 미국 사례 등을 검토해 주관사가 주가 관리에 관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증권사가 5% 이상 지분을 가진 비상장기업에 대해 IPO 주관을 금지한 제도도 완화된다. 기업의 과대 평가 등을 막기 위해 마련된 규제이나 지분 기준이 낮아 혁신 기업 발굴과 지원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IPO 주관 제한 지분이 10%인 미국의 사례를 따라 현행 5%에서 10%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너스톤 인베스터(초석 투자자) 제도 도입에도 속도를 낸다. 코너스톤 인베스터는 IPO 이전 향후 결정될 공모가격으로 주식을 인수하는 제도다. 증권신고서 제출 전이라도 예외적으로 일부 기관 투자자에게 정보를 미리 제공하고, 이들이 향후 공모가로 주식 인수를 사전 확정하게 된다. 금융위는 공모 가격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올해 업무계획의 주요 정책과제로 코너스톤 인베스터 제도 도입을 꼽은 바 있다.
아울러 기업 실사 결과에 대한 책임과 제재는 강화될 예정이다. 증권사에 발행기업의 재무제표 등 허위·누락 적발 등의 책임을 지우는 한편, 이에 대한 과징금도 현행 20억원에서 상향 조정한다. 현재 IPO 주관사는 증권신고서에 기술된 내용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고 있다. 특히 재무제표 등 회계 관련 내용은 감사인(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에만 의존하고 있다.
한편 금융위는 이와 함께 소액 개인투자자의 배정 물량을 확대하는 제도 개선도 발표할 전망이다. 최근 공모주 시장에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폭발적으로 몰리며 1억원을 증거금으로 내도 2~5주 배정에 그치는 사례들이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현재 우리사주에 배당하는 20%의 공모 물량에서 실권이 발생하면 이를 소액 개인투자자에게 넘기는 방안 등이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모주 개인 물량의 절반을 소액 투자자에게 배정하는 방식, 여러 증권사 계좌에 대한 복수 청약 금지 등의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