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구속 기로..."억울하지 않아"

2020-10-08 16:25
디지털교도소 만든 이유 질문 '묵묵부답'

성범죄자 등 신상을 무단 공개해 붙잡힌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구속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모습을 나타냈다. A씨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결정된다.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인정한다"며 "억울하지 않다"고 답했다. 다만 디지털교도소를 만든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대구지방법원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명예훼손) 등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구속 여부를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A씨는 올해 3월부터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며 디지털 성범죄, 살인, 아동학대 등 사건 피의자의 신상정보와 법원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무단으로 신상정보를 게시한 대상자는 모두 176명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달 3일 성착취물 제작을 의뢰했다며 디지털 교도소에 정보가 올라간 한 대학생이 결백을 주장하다 숨진 채 발견되면서 논란이 제기됐다. 또 지난 7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범인으로 동명이인의 신상을 잘못 공개해 게시물을 삭제하기도 했다.

지난 6월 말 이 사이트에 노출됐지만 무고한 피해자로 밝혀진 한 의과대학 교수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디지털 교도소는 성범죄, 살인 등 강력범죄 혐의자들 신상을 임의로 공개하며 사적(私的) 제재 논란을 불렀다.

A씨는 지난해 2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후 인접국가 베트남에 은신해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인터폴 적색 수배가 내려지면서 지난달 22일 베트남 공안부에 검거돼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됐다.
 

성범죄자 등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해 붙잡힌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가 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