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구속..."증거인멸·도주 우려 있어"
2020-10-08 19:49
캄보디아 거쳐 베트남 은신하다 인터폴 적발
성범죄자 등 강력범죄 피의자 신상을 무단 공개한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인 30대 남성이 8일 구속됐다.
대구지방법원 강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명예훼손) 등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법원을 출석하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인정한다. 억울하지 않다"고 답했다. 다만 디지털교도소를 만든 이유를 묻는 말에는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30대 남성인 A씨는 올해 3월부터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며 디지털 성범죄·살인·아동학대 등 사건 피의자 신상정보와 법원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게시 피의자는 176명에 달한다.
디지털교도소는 강력범죄 혐의자들 신상을 임의로 공개하며 사적(私的) 제재 논란을 불렀다. 앞서 지난달 3일 성착취물 제작을 의뢰했다며 디지털교도소에 정보가 올라간 한 고려대학교 재학생이 결백을 주장하다 숨진 채 발견돼 논란이 확산했다.
지난 7월에는 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 범인으로 동명이인 신상을 잘못 공개해 게시물을 삭제하기도 했다. 6월 말 이 사이트에 노출됐지만 무고한 피해자로 밝혀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후 인접 국가인 베트남에 은신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지면서 지난달 22일 베트남 공안부에 검거, 이달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