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막 피운 모리뉴, 튀어나온 손흥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2020-10-05 06:37
EPL 4라운드 원정 토트넘 vs 맨유
모리뉴 감독 손흥민 부상 연막작전
결장 예상 뒤집고 2골 1도움 활약
구단 6-1로 승리, 손흥민 득점 선두
63년 만에 대기록·케인과 26번째 골
모리뉴 감독 손흥민 부상 연막작전
결장 예상 뒤집고 2골 1도움 활약
구단 6-1로 승리, 손흥민 득점 선두
63년 만에 대기록·케인과 26번째 골
'니가 왜 거기서 나와~'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최신 유행가. 지난 새벽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를 시청한 축구팬이라면 공감할 만한 가사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홋스퍼(이하 토트넘) 감독의 연막작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함락됐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이 예상됐던 토트넘의 손흥민(28)이 예상을 뒤엎고 선발로 출전해 전반전에만 2골 1도움의 활약을 펼치며 맨유의 마지노선을 뚫었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보는 이들의 어안이 벙벙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이유인즉슨 지난달 27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부상으로 교체됐기 때문이다. 경기 이후 모리뉴 감독은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부상을 당했고, 장기 결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모리뉴 감독의 '연막작전'이었다. 전장에 연막이 깔리자 손흥민이 등장한 것. 라멜라, 케인, 은돔벨레, 호이비에르, 시소코, 레길론, 다이어, 산체스, 오리에, 요리스가 그와 함께했다.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30초가 지났을까. 산체스가 페널티 박스 안 왼쪽 부근에서 마샬의 발을 건드렸다.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뼈아픈 실수. 페르난데스가 토트넘의 골망을 흔들었다. 0-1.
전반 4분 라멜라가 문전 앞에서 맨유를 흔들었다. 라멜라에게 시선이 집중된 상황. 흘러나온 공을 은돔벨레가 찼다. 수비에 굴절된 공은 맨유의 골망을 흔들었다. 1-1 동점.
전반 7분 케인과 손흥민 듀오가 폭발했다. 손흥민의 헤더 패스를 받으려던 케인이 파울을 당했다. 공을 잡고 일어선 케인이 침투하던 손흥민에게 바로 패스했다. 수비 둘을 달고 뛰었다. 왼쪽으로 진로를 바꾸고 왼발로 깔끔하게 골을 넣었다. 손흥민다운 멋진 스프린트 역전 골 2-1.
흥분한 맨유는 과격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서 마샬이 라멜라의 얼굴을 가격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사실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라멜라도 가격했기 때문. 심판은 이를 두고 마샬에게만 벌을 내렸다.
수적으로 불리해진 맨유를 가만둘 토트넘이 아니었다. 전반 31분 왼쪽 측면에서 수비를 흔들던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에 있던 케인에게 곧장 패스했다. 그리고 지체 없는 슈팅. 3-1.
전반 37분 오리에가 손흥민에게 크로스를 올렸다. 골키퍼와 1대1 상황. 손흥민은 침착하게 공의 방향을 바꾸며 또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전이 종료됐다. 손흥민의 2골 1어시스트에 힘입어 토트넘이 4-1로 리드했다.
후반 6분 호이비에르의 패스를 받은 오리에가 후반 첫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후반 28분 교체됐다. 손흥민이 나가고 5분 뒤에 데이비스가 포그바로부터 페널티킥을 따냈다. 케인이 키커로 나섰다. 침착하게 골을 넣었다. 6-1. 토트넘이 맨유를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이 승리로 6위, 맨유는 패배로 16위에 랭크됐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6골로 캘버트 르윈(애버턴FC)과 함께 리그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르윈의 소속 구단인 애버턴FC는 현재 승점 12점으로 리그 선두에 올라 있다.
이번에도 역시나 맨오브더매치(MOM)는 분분했다. 케인과 손흥민으로 양분됐다. 축구 전문 사이트인 후스코어닷컴은 케인을 MOM으로, 풋몹은 손흥민을 MOM으로 선정했다.
이처럼 환상적인 경기력을 펼치고 있는 두 선수는 듀오로서 호흡도 좋다. 둘은 이날 26번째 EPL 합작 골을 만들어냈다. 이는 EPL 현역 최다 듀오 골로 기록됐다. 역사상으로는 다섯 번째로 많은 수의 골이다.
또한 이날 승리는 1957년 열린 맨유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전에만 4골을 넣어 승리(4-3)한 이후 63년 만에 원정 경기 전반전 4골이다. 이번에도 역사의 중심에는 2골 1어시스트를 했던 손흥민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