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끝났다...車업계 멈췄던 임단협 속도낼까

2020-10-05 11:12
현대차 노조, 11년만에 기본급 동결
GM 파업 초읽기…르노, 집행부 임기만료

추석 연휴로 중단됐던 자동차 업계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이번주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앞서 업계 '맏형' 격인 현대자동차 노사가 추석 전 11년 만에 임금동결에 합의하면서 아직 교섭을 진행 중인 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GM), 르노삼성자동차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와 한국GM, 르노삼성은 추석 연휴 이후 올해 임금 협상을 위한 교섭에 본격 나선다. 이들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골자로 한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어 사측과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우선 기아차 노사는 지난달 24일 경기 화성공장에서 5차 본교섭까지 진행한 상태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임금 인상과 2019년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과 별도요구안을 마련해 '전기차 및 수소차 전용라인 및 핵심부품 공장 내 전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기아차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은 지난해 실적을 가지고 논의하는 것인 만큼 코로나19를 이유로 사측이 소극적인 태도로 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회사의 발전을 위해 생산에 전념한 조합원들의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적극적으로 고용안정과 복지 부분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24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한국GM 노사의 임단협과 관련한 쟁의 조정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조정 중지는 노사 간 견해 차이가 커 조정안을 제시하기 어렵단 의미다. 중노위의 이같은 결정으로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한국GM 노조는 이미 조합원들의 파업 동의를 얻은 상황이다. 조합원 7800여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 참여자 7000명 중 6200명(89.5%)의 찬성을 얻었다.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2000만원 이상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2014년 이후 매년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데다 올해도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조는 "사측의 추가 제시안이 없다면 오는 14일 중앙쟁대위를 통해 투쟁 지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과 13일엔 GM 자본 항의 규탄대회와 기자회견도 예고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7월 6일 상견례 이후 여섯차례 실무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안을 내놓지 못했다.

임단협이 지지부진해지자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까지 투표했으나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하고, 찬성률이 60%에 그쳐 무산됐다. 르노삼성 노조 내부에서도 갈등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사측이 코로나19로 인한 판매 부진 등으로 재고가 약 1만7000대 증가해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부산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하며 임단협은 악화일로를 겪고 있다.

또 현 노조 집행부의 임기가 이달 종료되고 이후 신임 지도부를 선출해야 하므로 올해 교섭이 해를 넘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쌍용자동차는 지난 4월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가장 먼저 임단협 교섭을 매듭지었다. 쌍용차 노사는 임금동결 내용을 담았지만 경영정상화를 위해 11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달 25일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노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