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1분기 영업익 6조9831억…테슬라·GM 제쳐

2024-04-26 16:15
기아 영업익 3조4257억, 영업익률 13.1% '분기 최대'
고부가가치 차 판매 확대·원자재가 인하·환율효과 맞물려

기아가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거뒀다. 친환경차 판매가 18% 이상 뛰며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모든 친환경차에서 두 자릿수의 손이익을 냈다. 재료비 감소와 우호적인 환율도 영향을 미쳤다. 영업이익률은 13.1%에 달해 현대자동차(8.7%)와 테슬라(5.5%) 수익성을 앞섰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합산 실적은 테슬라와 GM 등 경쟁 완성차업체를 제쳤다.  

기아는 26일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6조2129억원, 영업이익 3조42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0.6%, 영업이익은 19.2% 늘었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분기 사상 최대치다. 영업이익률은 13.1%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5.5%)와 비교해서도 7.6%포인트 높은 수치다. 

글로벌 판매량은 76만51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 줄었다. 국내에서는 2.9% 감소한 13만7871대, 해외의 경우 0.6% 줄어든 62만2644대다. 국내의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전기차 산업 둔화, 하이브리드 공급물량 부족, K5·니오 생산 중단 등 영향 탓이다. 특히 인도에서는 쏘넷 부분변경 출시에도 경쟁사의 신차 출시로 전년 동기 대비 12.5% 감소한 6만5000대를 기록했다. 아중동의 판매는 물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줄었다. 

그럼에도 고수익을 낸 배경에는 고부가가치 차인 친환경차의 판매 확대가 자리한다. 재료비 인하 효과가 반영되며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모든 친환경차에서 두 자릿수의 손이익을 냈다. 올 1분기 친환경차 판매량은 18.1% 증가한 15만7000대다. 하이브리드 판매는 30.7%나 뛰었다. 전기차의 경우 EV9 출시 효과로 7.9% 증가한 4만4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스포티지 판매는 20%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출시한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1만2000대 이상 팔렸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재료비 감소와 환율 효과도 힘을 보탰다. 이 덕에 매출원가율은 76.2%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기아 관계자는 "북미에서 판촉을 효과적으로 진행하며 인센티브 비용을 사업계획보다 적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는 올 1분기 매출 40조6585억원, 영업이익 3조557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 두 회사의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6조8714억원, 6조9831억원으로 집계됐다. 

양사의 합산 실적은 글로벌 전기차 선두 업체 테슬라를 따돌렸다. 테슬라의 올 1분기 매출은 213억100만달러(약 29조3102억원), 순이익은 11억2900만 달러(약 1조5535억원)다. GM의 1분기 순이익(29억7000만 달러·4조835억원)도 크게 앞섰다. 

기아는 올해 주요 국가의 금리 인상과 경제 긴축,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동차 공급이 확대되며 판촉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판매가 둔화되고 있지만 대체 수요로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가 살아나고 있다. 기아는 제값받기 정책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판매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배터리 셀과 귀금속 가격이 내려가는 점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아는 올 2분기 판매량은 8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국내 시장에서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등 하이브리드를 활용한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EV3의 6월 양산을 시작으로 EV6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를 이어간다. 

인도에서는 GT라인을 보강하고 딜러십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수요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수요 기반 생산 운영 방식을 통한 효율적인 인센티브 수준을 유지하는 한편 카니발 하이브리드와 K4 등 신차 및 고수익 모델을 활용해 수익성을 지속 제고할 방침이다. 유럽에서는 EV3를 판매 포트폴리오에 추가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