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그룹 IPO]"개미 잡아라"...오는 28일 상장 예정

2020-10-02 06:00
앤트그룹, 28일 전후 상장 예상...초스피드 상장
세계 국부펀드, 프리IPO에 잇달아 뛰어들어
관련 뮤추얼펀드 매진되기도...하루만에 상한선 도달

[사진=바이두]

중국 대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이자, 알리바바 그룹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구 앤트파이낸셜)의 상장을 앞두고 중국과 홍콩 기업공개(IPO) 시장이 뜨겁다. 중국 증시와 홍콩 증시를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이 나타났다는 기대에서다.
 
앤트그룹, 28일 전후 상장 예상...초스피드 상장
지난달 30일 중국 경제 매체 진룽제(金融界)는 소식통을 인용해 오는 10월 14일 홍콩과 커촹반 상장 공모가를 확정하고, 28일 전후로 중국 '상하이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벤처·스타트업 기업 전용증시,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과 홍콩거래소에 동시 상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앤트그룹이 홍콩·상하이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앤트그룹이 커창반 상장을 승인받은 지 약 한 달 만에 상장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18일 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앤트그룹의 커촹반 상장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앤트그룹이 상장 계획을 제출한 지 25일 만이다.

아울러 앤트그룹은 커촹반과 홍콩거래소에 동시 상장하면서 각각 175억 달러씩 총 350억 달러(약 41조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달 상장 신청서를 제출할 때 시장에서 예측한 300억 달러보다 실제 목표액이 더 크다.

실제로 해당 규모의 공모가 성사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256억 달러)를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의 'IPO 대어'가 될 전망이다.

상장 후 앤트그룹 시가총액은 3000억 달러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글로벌 은행 시총 1위인 JP모건 시총도 3000억 달러가 안 넘는다.
 
"개미 잡아라"...세계 국부펀드, 프리IPO에 잇달아 뛰어들어
이에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앤트그룹의 상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세계 국부펀드도 나서서 앤트그룹의 A주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중국 시장조사기관 이어우왕(億歐網)에 따르면 아부다비투자청(ADIA), 싱가포르투자청(GIC), 캐나다연기금운용회사(CPPIB) 등 세계 국부펀드가 앤트그룹의 프리IPO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ADIA는 자산 기준 세계 3위 국부펀드로, 자산 규모가 5800억 달러(약 678조원)에 달한다. GIC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동산 투자자이자 동남아시아 최대 국부펀드로, 자산 기준 6위에 이른다. CPPIB 역시 자산 규모가 4000억 캐나다달러(약 3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앤트그룹은 앞서 지난달 25일 중국사회보장기금(NSSF)을 커촹반 상장의 커촹반·홍콩 상장의 '코너스톤 인베스터'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코너스톤 인베스터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모가 확정 전에 일부 지분을 배정받는 대형 기관투자자를 가리킨다.

이 밖에 싱가포르 테마섹과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앤트그룹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PIF와 앤트그룹은 이에 대해서 구체적인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사진=웨이보 캡처]

관련 뮤추얼펀드 매진되기도

앤트그룹에 대한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도 크다. 최근 중국증권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화샤펀드, 홍콩계 후이톈푸펀드, 중어우펀드 등 총 5곳의 펀드사가 앤트그룹 A주의 뮤추얼펀드 5종을 판매한 지 3일 만에 총 700만 명이 몰렸다고 했다. 

이중 펑화펀드와 이팡다펀드 두 펀드사는 상품 출시 하루 만에 상한선에 도달해 더이상 청약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 펀드사는 목표액(120억 위안)을 초과 달성했다며 청약물량에 비례해 안분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각 펀드사는 2주간 최대 120억 위안을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후이톈푸펀드와 화샤펀드만이 현재 판매 중이라면서 오는 9일까지 판매한다고 밝혔다. 

앤트그룹의 뮤추얼펀드 열기가 뜨거운 이유는 개미투자자들도 커촹반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커촹반은 증권계좌에 최소 50만 위안(약 8571만원)의 투자금을 보유하고 2년 이상 증시 투자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만 투자가 가능했다. 

왕젠 궈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디지털 경제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고,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자산관리 및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향후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다양한 고객 기반과 업계 확대 여력이 합쳐져 앤트그룹에 성장 잠재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앤트그룹은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를 최대 주주로 둔 중국 대표 핀테크 기업이다. 중국의 양대 모바일결제로 9억명 이상 사용자를 거느린 알리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에는 1500억 달러 규모의 기업가치를 배경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주목되는 스타트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