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그룹 IPO 불발] “상장 재개 언제쯤? 공모가?...” 세 가지 궁금증

2020-11-11 06:00
IPO는 재개될 수 있을까······"그렇다"
언제쯤 재개될까?······"최장 6개월"
공모가는 어떻게 다시 매겨질까······"반토막날수도"

알리바바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가 중국 당국에 의해 '좌절'됐다.

원래대로라면 5일 홍콩, 상하이증시에서 세계 주식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인 약 345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이었지만, 상장을 이틀 앞둔 3일 제동이 걸렸다.

중국 금융당국이 이날 갑작스레 핀테크 산업 규제 고삐를 더 조이면서 앤트그룹이 상장조건과 정보 공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상하이, 홍콩증시를 통해 앤트그룹 공모주 청약에 뛰어든 투자자만 약 700만명. 이제 글로벌 투자자들은 앤트그룹이 과연 상장을 재개할 수 있을지, 재개한다면 언제 재개될지, 공모가는 어떻게 다시 책정될지 등을 놓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앤트그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IPO는 재개될 수 있을까······"그렇다"

실제로 중국 증시에서는 공모주 청약이 이뤄지고 나서 상장이 갑작스레 중단된 경우가 있다.

중국 증권시장주간은 7일자에서 '앤트그룹 IPO가 성징싼허(勝景山河)의 전철을 밟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공모주 청약까지 마치고도 IPO가 중단된 그간 사례를 열거했다.

바이오테크 업체 성징싼허는 10년 전인 2010년 12월 17일, 상장을 30분 앞두고 선전거래소에 의해 갑작스레 상장이 중단됐다. 

당국이 최종심사에서 성징싼허의 IPO 주식모집 설명서에 명시된 고객과 재고 상황 내용에서 문제를 발견한 것이다. 이로 인해 당시 성징싼허 공모주 청약에 몰린 자금 5억8000만 위안은 일제히 환불됐다.

앞서 2008년 상장을 코앞에 두고 있던 리리전자(立立電子)라는 기업도 한 언론매체가 상장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가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며 결국 상장은 불발됐다.

공모주 청약 후 상장이 중단된 건 앤트그룹과 비슷하다. 다만 대부분은 재무제표 조작 등 문제로 상장이 중단된 것으로, 앤트그룹의 상장 유예 이유와는 좀 다르다. 시장은 앤트그룹 IPO가 완전히 중단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언제쯤 재개될까?······"최장 6개월"

그렇다면 앤트그룹 상장 절차는 언제쯤 다시 재개될까.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길게는 최장 6개월 남짓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20년 반기 보고서를 추가 심사하고 핀테크 규제환경 변화에 따른 자료 보충과 피드백 등이 연내 이뤄지고 나면 심사승인은 일러도 내년 3월에야 나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4~5월쯤에야 상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앤트그룹은 앞서 상장 신청에서부터 심사 승인까지 2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앤트그룹이 커촹반 상장을 선택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상하이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은 중국 정부가 기술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적극 지원사격하는 주식시장으로, 상장 승인심사를 간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앤트그룹이 당국과 원활하게 소통한다면 다시 상장을 재개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공모가는 어떻게 다시 매겨질까······"반토막날수도"

앞서 앤트그룹 상장이 유예되기 전까지만 해도 IPO 규모는 약 345억 달러로 책정됐다. A주 공모가는 주당 68.8위안으로, 다른 금융업종 기업 주가를 뛰어넘는다.

하지만 시장은 금융 관리감독 환경 변화로 앤트그룹 IPO 규모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반토막날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이는 최근 중국이 온라인소액대출 규제를 한층 강화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이 규제에 맞추려면 앤트그룹의 주수입원인 온라인 소액대출 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온라인소액대출 플랫폼이 현재 앤트그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하고 있다.

미국의 금융서비스 업체 모닝스타는 앤트그룹이 새 규제를 충족하려면 자본을 540억 위안(약 9조원) 확충해야 한다며 앤트그룹 기업가치도 종전보다 25~50%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앤트그룹의 기업가치가 IPO 전에 평가된 2800억 달러에서 1400억 달러까지 반토막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IT업종 애널리스트도 중국 현지 매체를 통해 "(금융 규제환경 변화로) 2020, 2021년 앤트그룹의 금융업 실적 증가율이 기존의 40%에서 20%로 줄어들거나 아예 마이너스 증가할 수도 있다"며 이에 따라 앤트그룹 기업 가치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기업가치가 줄면 앤트그룹 투자자들의 예상수익도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만약 공모가가 줄면 2년 전 앤트그룹 자금조달에 참여한 테마섹, 실버레이크, 칼라일그룹, 제너럴애틀랜틱 등 40여곳 해외 투자자들의 예상 투자 회수금도 쪼그라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