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제자리걸음 걷는 플랫폼 노동자 처우 개선

2020-09-30 06:00
국내 플랫폼 노동자 규모 45~54만명 규모 예상

경제 영역이 확대되면서 최근들어 플랫폼 노동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배달대행, 대리운전기사, 가사도우미 등을 플랫폼 노동자라 한다. 노동자도 아니고 자영업자도 아닌 중간 영역의 프리랜서들로, 이들에 대한 산업보험 가입 등이 불분명해 정치권에서도 최근 관심을 두는 상황이다. 정부 대응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에는 현재 45~54만명 가량이 플랫폼 노동자인 것으로 알려진다. 전체 노동자의 1.7~2% 수준이다. 해외의 경우, 미국(0.3~0.4%), 유럽(2%), 독일(2.5%), 영국(3~4%) 정도다.

유형별로 배송전문 플랫폼, 배달대행 플랫폼, 대리운전 플랫폼, 렌터카 탁송 플랫폼, 가사 노동 플랫폼, 심부름 대행 플랫폼, 세탁 전문 플랫폼, 애완견 돌보기 플랫폼, 디자인 등 기타 플랫폼, 데이터 수집 플랫폼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정식 고용된 노동자가 아니다 보니, 노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택배업 등 일부 분야 노동자의 경우에는 잇따라 사망 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택배업 산재사망자만 보더라도 2015~2020년 6월까지 산재사망자가 23명에 달한다. 올 상반기에만 9명이나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이나 여러 안전 위협에 시달리는 플랫폼 노동자 규모가 적지 않은 상황이나, 정부가 제대로 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이런 플랫폼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도 정부의 땜질식 처방만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기도 하다.

이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대와 사회가 변화하는 만큼 노동관계법이 발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업체들에서 산재보험에 가입시켜 준다 하더라도 전속성 기준과 적용제외 조항 남용 등으로 인해 플랫폼 종사자가 온전한 안전보건 권리를 누리기에는 산 넘어 산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29일 배달 라이더유니온과 대리운전노조와의 간담회를 통해 플랫폼 노동자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상대적으로 소홀한 처우 등에 대한 개선안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용산 SUB에서 택배종사자 보호조치 및 코로나19 방역현황을 현장점검하며 관계자로부터 택배 분류 자동화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