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휴대폰 통해 수익 창출…"단말기·케이스 팔아요"

2020-10-04 19:00
하나·KB국민, 단말기 판매 중개·리스 취급
신한, 아이폰 전용 케이스 통해 결제 서비스
고객 이탈 방지…중개·판매 수수료 수익도

신한카드가 출시한 '아이폰 터치결제 케이스' [사진=신한카드 제공 ]

카드사들이 휴대폰 관련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선정하고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휴대폰은 통신비, 단말기 할부금 등 매달 카드결제가 발생해 ‘록인(Lock in)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장기적으로 중개 및 판매수수료도 기대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매달 제휴업체를 바꿔 휴대폰 판매중개사업을 진행 중이다. 매달 이동통신사, 대형 가전매장과 휴대폰 판매 프로모션을 기획해 가입 고객에게 카드 자동이체를 유도하고 있다. 10월 한 달 동안은 ‘하나카드 전용 LGU+ 스마트폰몰’을 오픈해 LGU+ 휴대폰 구매 고객과 통신사를 중개해준다.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전자기기를 사는 고객을 대상으로 리스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용자가 원하는 애플 전자기기 제품을 선택하고 리스 금융 약정을 맺으면, KB국민카드는 해당 제품을 구매해 이용자에게 인도하는 식이다. 이용자는 KB국민카드에 리스료 명목으로 매달 사용료를 분할 상환하면 된다.

휴대폰 케이스를 판매하는 카드사도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23일 ‘아이폰 터치결제 서비스’ 전용 케이스를 출시했다. 아이폰 터치결제 전용 케이스를 사용하면 아이폰 사용자들도 삼성페이처럼 접촉식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

신한카드는 아이폰11 프로(PRO), 아이폰SE2 모델에서 사용 가능한 케이스 총 2000개를 준비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23일 오후 6시 첫 사전예약을 받았는데, 다음 날인 24일 오전 조기 마감됐다. 신한카드는 오는 14일 2차 사전예약에서도 케이스 2000개를 판매할 계획이다.

카드사들은 휴대폰 관련 사업을 통해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여 다른 카드사로 이탈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휴대폰 판매중개 및 리스는 통신비, 단말기 할부금, 리스료 등 매월 정기적인 카드결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장기간 고객을 묶어두는 록인 효과가 크다. 아이폰 터치결제 전용 케이스도 신한페이판(PayFAN)만 연동돼 신한카드가 고객의 주거래 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카드결제 수수료 이외의 부수입 창출도 가능하다.

일례로 신한카드가 판매하는 아이폰 터치결제 전용 케이스 정가는 6만3000원이다. 신한카드는 사전예약 당시 30% 할인된 가격(4만5000원)에 판매했으며, 출시 12시간 만에 9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휴대폰 판매중개사업은 아직까지 수수료를 받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판매가 활성화되면 중개 및 판매 수수료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쌓아둔 자본 아래 ‘가맹점수수료’와 ‘이자수익’을 주 수입원으로 삼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며 “현재 성장이 멈춰 있는 가맹점수수료 수익 대신 이자수익 부문을 키워야 해 목돈이 들어가지 않는 신사업에 활발히 진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