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의 햄스트링 부상? "놀랍지도 않다"
2020-09-28 09:17
예견된 재앙이었다. 저렇게 혹사시키면 기계도 고장난다.
요즘 유난히 토트넘 기사가 자주 올라온다고, 하루 건너 하루 손흥민의 기사를 접한다고 느꼈다면 이는 결코 기분 탓이 아니다.
말 그대로 토트넘은 시즌 초반부터 ‘지옥의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매 주말마다 리그 일정이 잡혀있는 토트넘은 주중에는 유로파리그 예선과 리그컵 경기를 함께 소화하고 있다. 특히 9월 4주 차부터 10월 1주 차까지 2주간은 무려 6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 토트넘이 결국 손흥민 부상이라는 재앙적 상황과 마주하게 됐다.
실제로 전반 24분 루카스 모우라의 선제골도 그 시발점은 손흥민의 발끝이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한 손흥민은 공을 잡은 뒤 왼쪽 측면에서 내달리던 케인에게 패스를 내줬고, 케인의 땅볼 패스가 모우라에게 연결되며 골로 이어졌다.
경기의 균형이 무너지자 다급해진 뉴캐슬은 동점을 위해 수비 라인을 한층 더 위로 올렸지만, 이는 오히려 손흥민의 장점을 살려주는 '자충수'가 되었다. 손흥민은 전반 종료 전까지 무려 두 차례나 골대를 강타하는 위협적인 슈팅을 쏘아 올렸고, 역습 상황에서는 직접 골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모우라에게 패스를 연결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커리어 하이에 들어서며 기량이 절정에 오른 손흥민이 시즌 초반부터 전력에서 이탈하는 것은 빼곡한 경기 일정에 대한 부담에 시름을 한 술 더 얹는 격이다. 심지어 부상의 예후가 좋지 않아 장기 결장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축구팬들의 안타까움은 더 커지고 있다.
사실 손흥민의 부상 우려는 예견된 것이었다. 일주일에 3경기, 심지어 마케도니아까지 원정을 다녀오는 동안 육신에 누적되는 피로는 결코 가벼울 수 없다. 최근 토트넘에 입단한 골키퍼 조 하트도 마케도니아 원정 직후 “정말 소화하기 어려운 일정”이라면서 “손흥민도 오늘 녹초가 된 상태에서 골을 넣었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햄스트링 부상 이후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채 커리어의 내리막길을 걷게 된 스타들은 한두 명이 아니다. 과거 AC밀란의 간판 스타였던 카카와 '축구 황제' 호나우두는 햄스트링 부상 이후 예전과 같은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들었으며, 페르난도 토레스도 리버풀 시절 잦은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다 결국 폼을 회복하지 못한 채 팀을 떠나게 됐다.
무리한 일정 속에서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무리뉴 감독 역시 최근 토트넘의 일정에 대해 “사람이 소화할 수 있는 일정이 아니다. 이렇게 구성한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하다”며 “단기간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 부상 위험도가 올라간다.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의학적으로 햄스트링 근육 부상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피로 누적'과 '동일 부상 이력'이다. 몸이 지치면 다치기 쉽고, 한번 다치면 또 다치기도 쉽다는 뜻이다. 손흥민의 부상과 회복을 팀과 팬들, 그리고 축구계가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