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 풍수이야기⑤]종로타워·SK그룹 사옥 '보디가드'가 있다는데...
2020-09-28 08:00
건물도 환경에 따라 운명 바뀐다
종로타워, SK그룹 서린동 빌딩 액운 막아주는 든든한 '수호신'은?
종로타워, SK그룹 서린동 빌딩 액운 막아주는 든든한 '수호신'은?
서울 광화문과 종로를 걷다 보면 중간이 뻥 뚫린 대형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최고 33층 높이의 종로타워가 그 주인공이다. 종로타워는 준공 당시 종로의 명소로, 건물이 완공된 1999년에 당시 '미래지향적 건물'로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동시에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등 호불호가 많은 건물이기도 하다. 이곳은 조선시대 운종가의 육의전 중 가장 비싼 비단을 팔던 선전이 있던 곳이며, 화신백화점이 있던 자리다. 화신백화점은 1936년 완공 당시 조선 최초의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백화점이다.
종로타워는 삼성물산에서 지었다. 지상 23층에서 33층 사이가 텅 빈 공간적 형태인데, 이처럼 상단부와 하단부가 분리된 것은 당시 군 작전용 공중통로가 요구돼 설계한 것이라는 풍문이 있다. 풍수적으로 보면 바람이 타워를 관통하는 형태로 매우 불리한 모양이다. 이렇듯 독특한 디자인으로 2013년 동아일보와 한 건축잡지(space)가 유명건축가 100명에게 조사한 대한민국 최악의 건축물 3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종로타워에는 처음 국세청이 들어서고 이후 삼성생명 등 공기업과 기업이 입주했지만, 늘 공실률이 높았다. 상단부가 뻥 뚫린 것이 뭔가 불안할 뿐만 아니라 23층부터 33층까지 빈 공간으로 바람이 통과하면서 소음과 함께 건물 내부의 기운을 빼앗는 모양이다. 안정·조화·균형이 우선돼야 하는 건물의 형태적 특성으로 보면 종로타워는 외형적으로 불편한 건물이다.
이런 종로타워의 액운을 막아주는 건물이 바로 이 뒤편에 있는 센트로 폴리스(지상 26층·2개동·2018년 7월 완공)다.
풍수지리의 기본은 배산임수(背山臨水)다. 또 얼마나 바람을 잘 갈무리하느냐도 중요하다. 산을 뒤로 하고 앞은 물이 있어야 바람을 갈무리하고 좋은 기운을 머물게 한다.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는 센트로 폴리스가 산 역할을 하며 종로타워를 보호해 타워 공간의 바람을 막아준다. 시각적으로도 센트로 폴리스 덕분에 종로타워의 모습이 더 안정감 있다.
이는 건물의 가치에도 드러난다. 종로타워는 소유주가 삼성물산에서 2016년 싱가포르계 투자자인 알파인베스먼트(이지스 자산운용 펀드)로 바뀐 뒤 2019년 KB자산운용으로 또다시 바뀌었다. 센트로 폴리스 완공 후 몸값은 2986억원에서 4637억원으로 뛰었다. KB자산운용이 인수할 당시 공실률은 15% 수준, 현재도 공실률이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센트로 폴리스의 선한 영향력 덕분이다.
종로타워 서북 방향으로 대각선을 보면 SK선린동 사옥이 있다. 풍수적으로 건물의 형태도 좋고, 땅의 기운 또한 좋아 명당이라고 꼽힌다.
필자가 보는 이곳은 늘 배산(背山)의 역할이 약했는데 몇 년 전 청진동 개발로 뒷산의 역할을 하는 타워8, 그랑서울, 르메이에르, D타워 등의 건물이 병풍처럼 들어서 북풍을 막아주어 바람을 갈무리하여 더 좋은 땅, 좋은 건물로 만들어 주고 있다는 것이다.
풍수지리는 다소 모자라고 부족하더라도 주변을 잘 활용하고 상생하면 보다 나은 환경으로 변해 좋은 기운을 얻을 수 있다. 주변의 건물을 활용하고,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과 지나는 사람, 도시와 사람과의 조화를 잘 활용하는 건축에서 좋은 기운이 나온다.
아주경제는 풍수지리와 부동산 재테크를 접목해 [부동산과 풍수이야기]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우리 전통 학문인 풍수의 현대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오늘도 '소확행'을 꿈꾸는 평범한 사람들의 재테크에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