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 공정위 기업집단국…'일감 몰아주기' 잡아내는 저승사자

2020-09-20 11:41
부과한 과징금 총 1506억원...법인 38개와 개인 25명 고발
과징금 95.9%, 25명 중 21명이 일감 몰아주기 사건 속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이 오는 22일로 출범 3년을 맞는다. 
 
20일 공정위와 업계 등에 따르면 기업집단국은 2017년 9월 22일 출범한 후 3년간 30건의 사건을 처리해 시정명령 이상의 제재를 내렸다.

부과한 과징금은 총 1506억원이며, 법인 38개와 총수일가를 포함한 개인 25명을 고발했다.

기업집단국은 하이트진로를 시작으로 대림, 효성, 태광, 미래에셋, SPC, 금호아시아나 등 재계 주요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지원을 적발했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 사건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총 1506억원의 과징금 중 95.9%인 1445억원이 일감 몰아주기 사건에 대한 과징금이다. 또 고발한 법인 38개 중 32개, 개인 25명 중 21명이 일감 몰아주기 사건 당사자다.

기업집단국은 현재 삼성, SK 등 주요 대기업 내부거래 관련 조사도 진행 중이다. 사건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기업집단의 실태 분석 자료를 공개하고, 기업집단 법제 개선방안을 담아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기업집단국은 '한시 조직'이다. 정부조직법상 정부 부처가 신설 조직을 만들 때 2년간 한시 조직으로 둔 뒤 행정안전부의 평가를 거쳐 정규 조직이 된다.

기업집단국이 출범 2년을 맞은 지난해 행안부는 평가기간을 2년 연장했다. 실적 부족이 이유였다.

기업집단국은 내년 평가 결과에 따라 존폐의 갈림길에 설 수 있다. 정규조직이 되지 않을 경우 과거 조사국처럼 폐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공정위에는 기업집단국처럼 대기업 조사를 전담하는 조사국이 있었다. 1992년 설치돼 주요 재벌그룹의 부당 내부거래를 조사했다. 그러나 직권조사가 과도하다는 재계 반발에 2003년 조사예고제를 도입한 뒤 2005년 조직 개편 때 사라졌다.
 

[사진=아주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