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베트남이 1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 양국 경제인 등 필수인력에 대한 특별입국절차의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외교부는 베트남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날 하노이에서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를 약 1시간 동안 예방했다고 밝혔다. 당초 강 장관과 푹 총리의 예방 시간은 30분이었다.

장 장관은 “2018년 3월 이후 2년 반 만에 베트남을 공식 방문해 그동안 한·베트남 간의 깊은 우호 관계를 다지는 데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푹 총리를 다시 예방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에 푹 총리는 “베트남이 강 장관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베트남의 첫 공식 방문 외빈으로 초청한 것은 한·베트남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특수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간 협력관계가 더욱더 깊어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강 장관은 양국이 코로나19 사태 초기 위기에도 깊은 신뢰와 각급에서의 활발한 소통을 바탕으로 중요한 성과를 많이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현재까지 베트남에 입국한 외국인 중 한국인은 9000여 명으로 가장 큰 규모”라면서 “양국 간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상징적인 측면을 넘어 실질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의미가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다만 강 장관은 여전히 긴 격리 기간이 부담돼 베트남에 오지 못하고 사업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여전히 많다고 언급했다. 이어 양국 간 특별입국절차 제도화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양국이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해 가능한 조기에 특별입국절차 제도를 시행할 수 있도록 푹 총리께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푹 총리는 강 장관의 의견에 공감하며 “베트남으로서도 가장 중요한 경제 협력 파트너 중 하나인 한국의 기업인 등 필수인력을 위해 더욱 유리한 조건의 입국절차를 마련하고자 국내적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강 장관과 푹 총리는 코로나19 극복과 함께 제반 분야에서의 실질 협력의 지속적인 진전을 약속했다.

푹 총리는 2018년 3월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양국 간 연 1000억 달러(약 117조 3000억원) 교역액 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자면서 베트남 제품의 한국시장 접근이 더욱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한국 측의 관심을 요청했다.

강 장관은 이에 동의하며 “한·베트남 사회보장협정이 조속히 체결돼 5만 명에 이르는 상대국 내 자국 파견 근로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베트남 측의 공공의료기관 의료 기기 입찰 규정이 제정돼 우리 측 의료기기 제조업체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양도키로 한 한나라호가 15일에 부산항을 출항해 다음 주 중 베트남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푹 총리는 “한국 측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면서 한나라호 양도 과정에서 한국의 노력에 사의를 표했다.

푹 총리는 한국 내 베트남 국민의 보호, 코로나19 예방 관련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오는 11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가 대변회의로 개최돼 문재인 대통령을 다시 베트남으로 초청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강 장관은 “한국 내 6만여 한·베트남 가정과 약 20만 명의 베트남인들은 양국 간 상호 호혜적 발전의 소중한 기반”이라면서 “재한 베트남인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강 장관은 18일 팜 빈 민(Pham Binh Minh)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고 기업인을 비롯한 필수인력의 원활한 왕래를 위한 입국절차 간소화(신속통로) 제도 등 코로나19 대응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 지역·국제 정세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