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대 차세대 우체국 금융 구축에 SI '빅3' 출사표

2020-09-15 18:35
삼성SDS·LG CNS·SK㈜ C&C, 사업비 2072억원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
차세대 금융 시스템 구축 경험 강조... 수주전 치열해질 전망

올 하반기 최대 공공 IT 사업인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시스템 구축'에 삼성SDS, LG CNS, SK㈜ C&C 등 SI 업계 '빅3'가 모두 참여한다. SI(시스템통합) 3사가 대규모 공공사업을 두고 맞붙는 건 공공 사업에 대기업 참여가 제한된 지 7년 만에 일이다.

SI 3사는 우체국 차세대 금융 구축 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사업 예산이 축소됨에 따라 사업참여 여부를 두고 고심했지만, 대형 사업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참여를 최종 결정했다.

15일 우정사업본부 우정사업정보센터에 따르면, 삼성SDS, LG CNS, SK㈜ C&C가 우체국 차세대 금융 구축 사업에 나란히 입찰 제안서를 냈다. 조달청과 우정사업정보센터는 SI 3사를 대상으로 오는 17일 기술·가격평가를 진행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후 9월 중순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207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낡은 우체국 금융 시스템을 재구축하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최신 IT 기술을 우체국 금융 서비스에 도입해 디지털 전환에 따른 금융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9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1월부터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에 착수해 2023년 상반기 중에 신규 시스템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사업 규모와 중요성을 고려해 지난 3월 과기정통부가 대기업 사업 참여를 허가하면서 삼성SDS, LG CNS, SK㈜ C&C 등 주요 IT 서비스 업체의 참여가 예상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진행한 '우체국금융 차세대 시스템 설계(ISP)' 사업은 '삼성SDS-EY한영' 컨소시엄이 수행했다.

당초 우체국 차세대 금융 구축 사업은 사업비 2500억~3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공공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획재정부의 심의를 거쳐 사업비가 2072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5월 말로 예정됐던 입찰 본 공고가 8월로 미뤄진 것도 심의에 따른 여파다.

이에 줄어든 사업비를 두고 SI 3사는 입찰 여부를 전날까지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3사는 IBM, 델, 오라클, 티맥스 등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업과 함께 신기술 적용과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입찰 계획을 짰다. 수익성과 위험성을 고려해 줄어든 사업비용에 맞는 최적의 계획안을 완성한 후 입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SI 3사는 자사의 사업 수주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관련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후 자사의 민간 차세대 뱅킹 시스템 구축 경험을 살려 우체국 차세대 금융 구축 사업을 수주한다는 전략이다.

삼성SDS는 본 사업에 앞서 ISP를 수행한 경험이 강점이다. 삼성SDS는 기재부 디브레인(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 등 지난해부터 1000억원 이상의 대형 공공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고 있다.

LG CNS는 SI 3사 중에 가장 많은 금융권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례를 보유하고 있는 게 강점이다.

SK㈜ C&C는 KB국민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사업을 수행했다. 지금도 하나은행, NH농협 등 국내 주요 은행의 디지털 전환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홍원표 삼성SDS 사장(왼쪽), 김영섭 LG CNS 사장(가운데), 박성하 SK㈜ C&C 사장(오른쪽).[사진=각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