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의 신곡 리뷰] 에이핑크 김남주 '버드'···청순함속에 강인함을 숨겨놨군요

2020-09-11 00:00

청순돌의 대명사 에이핑크로 활약해온 김남주가 데뷔 후 10년 만에 솔로 앨범을 내놨다. 김남주는 솔로 앨범에서 강인한 여전사의 이미지를 표방한 곡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사실 김남주는 출중한 노래와 댄스 실력에 비해 다른 멤버들에 묻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편이었기에 이번 신곡에서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선보인 것에 반가운 마음이다. 

'버드'는 솔로 아티스트 김남주가 거침없는 날갯짓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담은 신보다. 동명의 타이틀곡 '버드'는 동양적 요소가 적절히 가미된 트랩 장르의 곡. 사랑하는 모든 것과 꿈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비상하겠다는 자전적인 메시지를 녹였다.

[사진= 플레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남주는 이번 신곡에 대해 "'데미안'을 보면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라는 문구가 있다. 거기서 모티브를 얻었다. 새가 알에서 깨어나서 강인한 여전사가 되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라면서 "'버드'라는 제목은 하고 싶은 이야기와 콘셉트를 그룹 (여자)아이들 소연 씨한테 전달했는데 바로 '제목은 버드가 어떨까요?'라고 제안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남주는 콘셉트 구상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이번 버드의 콘셉트는 헤르만 헷세의 '데미안'에서 착안했다는 설명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새가 알을 깨뜨리고 나와야 하고, 신의 이름이 아프락사스'라는 데미안의 구절에서 착안해 신곡의 이름을 버드로 정하고 전체적으로 일관된 콘셉트를 적용했다는 것. 특히 김남주는 잔다르크처럼 강인한 여전사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김남주의 시도는 성공했다. 에이핑크 역시 연차가 쌓이면서 청순돌에서 벗어나 연륜있는 곡을 선보이긴 했지만 김남주의 변신은 그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파격적이다. 시원시원한 김남주의 가창력과 파워풀한 댄스가 어울려 에이핑크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김남주는 솔로 앨범 발매 이유에 대해 "다른 멤버들과 함께 할 때는 제대로 나를 표현할 수 없었는데 솔로를 통해 '나'를 풀어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솔로 앨범은 그녀의 설명처럼 오롯이 그녀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눈을 떠 나의 뭔가
부서지는 듯한 기분에
숨을 쉬어 거기 뭔가
불러지는 듯한 이름에

그래 맞아 나 널 찾아가야지
꺼지던 불씨 다시 키워봐야지
떠났던 너 죽어도 잡아야지
잊은 날개를 꺼내

걱정하지 마 날아오를걸
Because 1,2,3 I’m a Bird
I'm gonna be free like a bird

[사진= 플레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차트인에는 성공했지만 차트 성적이 아직 썩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첫걸음이 중요한 법. 김남주의 홀로서기는 이제 시작일 뿐이니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 것인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듯 하다. 

아이돌 멤버의 솔로 데뷔에는 기존 그룹의 색깔을 유지할 것인지 다른 콘셉트를 가져올 것인지 선택이 따른다. 김남주는 강렬하고 매혹적인 자신만의 색깔을 택했다. 김남주가 솔로곡의 노래가사처럼 혼자의 날갯짓으로 날아오를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