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4억5000만 달러 외평채 역대 최저 금리 발행

2020-09-10 08:43
금리 5년물 유로채 -0.059%·10년물 달러채 1.198%
홍남기 부총리 "한국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 재확인"

정부가 사상 최저 금리로 총 14억5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달러화 및 유로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기획재정부는 10년 만기 달러 외평채 6억2500만달러와 5년 만기 유로화 외평채 7억유로를 발행했다고 10일 밝혔다.

유로화 외평채는 2014년 이후 약 6년 만에 발행한 것다. 금리는 역대 최저인 마이너스(-)0.059%로, 비유럽 국가의 유로화 표시 국채 중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에 발행됐다. 이는 채권 투자자들에게 이자는 전혀 지급하지 않으면서 채권 발행 시 200만유로의 프리미엄을 포함해 총 7억200만유로를 받고, 5년 후 만기가 도래하면 7억유로만 상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러화 외평채의 발행금리도 1.198%로 10년 만기 기준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기재부는 이번 외평채가 금리와 투자자 수요 등 모든 면에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투자자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규모를 올해 발행 한도인 15억달러 수준까지 키우게 됐다는 설명이다.

달러화와 유로화 외평채 각각 최대 50억 달러, 50억 유로 이상의 투자자 주문이 접수됐으며 금리 조건을 최초 제시 조건보다 대폭 하향한 후에도 투자자 주문이 이어졌다.

최종 유효주문은 달러화 외평채의 경우 최초 발행물량 대비 5.8배, 유로화 외평채의 경우 7.8배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외평채는 투자자 구성도 다변화했다. 중앙은행과 국부펀드가 달러화 외평채의 32%, 유로화 외평채의 19%를 차지했으며 기존에 한국물 투자가 많지 않았던 유럽과 중동 투자자도 다수 참여했다. 특히 유로화 외평채는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투자자들이 90% 이상을 쓸어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신뢰를 보여준 해외투자자들이 많았다"며 "정부와 국민의 방역 및 경제대응 성과는 물론 대외건전성 등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나라 밖의 평가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외평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하면서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추가 확충하는 한편 향후 금융, 외환시장 불안에 대비한 총알을 마련하게 됐다.

또한 외평채의 성공적 발행은 향후 민간·공공기업의 원활한 외화자금조달과 차입통화 다변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평채가 한국계 외화채권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만큼 향후 국내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채권 발행금리 하락, 해외차입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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