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관련법 모두 계류…전전긍긍하는 금투업계
2024-12-13 06:00
토큰증권(STO) 법안을 포함한 자본시장 법안 수십 건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에 밀리며 또다시 미뤄졌다. 법안 통과 여부를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조각투자 기업들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거나 다른 분야로 사업 확장에 나서는 등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
1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자본시장 관련 계류 법안은 현재까지 총 39건(의원 36건·정부 3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해당 법안이 언제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회에서 의결된 법안은 헌법에 따라 정부에 이송된 지 15일 안에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하거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초대형 이슈 앞에서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등 주요 증권사를 비롯해 한우, 미술품, 부동산 등 조각투자 업계는 토큰증권 법안 통과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계엄 사태에 밀려 또다시 동력을 잃게 됐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8일 ‘STO포럼 조찬 간담회’에서 토큰증권 관련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철저히 준비에 시기에 맞는 제도를 늦지 않게 내놓겠다”며 힘을 실었다. 김재섭 의원도 “대한민국이 뒤처지면 안 된다"며 "22대 국회에서 STO 관련 법적 준비가 완료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 달도 안 돼 계엄령 사태 이후 법안 통과는 뒷전이 되고 말았다. 증권사 관계자는 “법안 통과를 내년 상반기로 예상하며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시기를 더 미루게 생겼다"며 "법안 통과를 오랜 기간 기다렸는데 또다시 지연돼 시장의 우려가 크다”고 했다.
토큰증권 법안만 무기한 기다릴 수 없는 업계는 해외시장과 다른 분야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조각투자회사 열매컴퍼니는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일본, 싱가포르 시장에 진출해 원자재 실물연계자산(RWA) 토큰 발행도 준비하고 있다.
서울옥션블루도 싱가포르 조각투자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두 회사 모두 싱가포르는 STO 시장이 활성화돼 있어 글로벌 사업 경험을 쌓기에 적합할 것으로 판단했다. 또 다른 미술조각투자 회사인 테사는 기업용 대체투자 증권화 IT솔루션 전사적자원관리(ERP)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토큰증권 법안뿐 아니라 이미 통과된 재간접 상장 리츠에 대한 상장지수펀드(ETF)도 언제 시행될 수 있을지 불확실해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규정변경예고를 실시한다고 했다. 해당 법안은 이달 30일까지 입법예고·규정변경예고를 실시하고 이후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공포될 예정이라고 안내했으나 이 역시 계엄령 사태가 정리된 뒤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