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축행사에 대형 박람회까지"…中, 脫코로나 분위기 띄우기

2020-09-06 14:36
방역 유공자 포상, 생방으로 선전전
베이징·상하이 박람회 잇따라 개최
우한 전면 개학, 외신 '놀라운 반전'
경제사회 정상화, 코로나 극복 과시
習 "세계 경제 성장 촉진할 것" 강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 개막식에서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유공자에 대한 훈장 수여식을 열고 수도 베이징에서 대규모 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탈(脫)코로나 분위기 띄우기에 여념이 없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진원지로 꼽혀 온 후베이성 우한은 각급 학교가 전면 개학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국면에서 중국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세계 경제 회복을 이끄는 국가로의 이미지 개선을 노린 행보로 분석된다.

◆코로나19 극복 자축행사 생방 '선전전'

6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오는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코로나19 방역 유공자에 대한 '표창 대회'가 열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참석해 이미 선정된 개인과 단체, 당원 및 당 조직에 표창을 수여한다.

중국에서 국민 영웅 대접을 받는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최고 영예인 '공화국 훈장'을 받는다.

우한 방역을 이끈 장보리(張伯禮) 중국공정원 원사와 우한 진인탄(金銀潭)병원의 장딩위(張定宇) 원장,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공을 세운 천웨이(陳薇) 중국공정원 원사는 '인민 영웅' 칭호를 받게 된다.

중국중앙방송(CCTV)과 신화통신은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이 행사를 생방송한다. 인민망과 국무원 산하 중국망 등 주요 관영 매체도 실시간으로 관련 보도를 쏟아낼 예정이다.

중국은 이미 3주째 본토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외부 유입 확진자만 일부 보고되는 상황이다.

이번 표창 대회를 계기로 중국이 코로나19 영향권에서 사실상 벗어났다는 것을 대내외에 선전하려는 노림수가 엿보인다.

◆대형 박람회로 경제 정상화 과시

지난 4일부터는 베이징에서 중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CIFTIS)가 시작됐다. 중국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박람회다.

오는 11월 초에는 상하이에서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가 개최된다. 중국을 대표하는 두 도시 베이징과 상하이의 경제 정상화를 상징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베이징 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는 지난해 국가급 행사로 격상된 데 이어 올해 규모가 더 커졌다.

행사장 면적은 지난해 15만㎡에서 20만㎡로, 참가국 수는 137개국에서 148개국으로 확대됐다. 참가 기업도 8000개에서 1만8000개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5G와 로봇, 백신, 가상현실(VR) 관련 제품·기술이 대거 전시된다. 미국의 견제 속에서도 첨단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는 걸 드러내려는 포석이다.

우한에서는 지난 1일 2840여개 초·중·고등학교와 유치원이 일제히 개학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이라 외신도 주목했을 정도다. AFP통신은 "우한 내 140여만명의 학생이 수업을 재개했다"며 "중국에서는 이미 전염병 확산이 통제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놀라운 반전'이라고 표현하며 "미국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여전히 원격 수업이 이어지고 있다"며 "개학한 대학도 확진자가 발생해 다시 문을 닫아야 했다"고 양국 상황을 비교했다.
 

지난 1일 개학한 후베이성 우한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국기 게양식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후베이일보]


◆시진핑 "세계 경제 회복 이끌 것"

중국은 세계 경제 회복을 주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팬데믹을 초래했다는 오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시 주석은 지난 4일 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 개막 연설에서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통제되지 않았고 각국은 방역과 경제 안정, 민생 보호라는 막중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글로벌 서비스 무역 활성화와 세계 경제 회복 촉진을 위한 중요한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 세계화가 역행하고 보호주의·일방주의가 강화돼 인류에 전례 없는 도전과 시련을 안기고 있다"며 "중국은 대외 개방을 확대하고 시장 접근을 완화해 세계 경제의 포용적 성장을 촉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보호무역의 장벽을 높이는 미국과 상반된 행보로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겠다는 전략이다.

시 주석은 8일 열리는 방역 유공자 표창 대회에서도 연설한다. 세계 각국과 계속 공조하며 방역 지원을 강화해 코로나19 퇴치에 앞장서겠다는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은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먼저 경제·사회적 정상화를 이뤘다는 자신감이 상당하다"며 "미국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국제 사회 내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