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MS가 '제다이' 수행해야"…재검토도 '아마존 배제'

2020-09-05 14:46
아마존 "트럼프 대통령 사익추구 결정 재확인에 5개월 낭비"
MS "기술력·가치 확인해 준 국방부에 감사…일할 준비 됐다"

미국 국방부가 100억달러(약 12조원) 규모 클라우드 구축 프로젝트 '제다이(JEDI)' 사업자로 다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미국 대통령의 '외압'으로 이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부당하게 밀려났다며 시작한 법정싸움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CNBC는 4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가 지난 몇달간 논란이었던 대규모 클라우드 계약에 대해 MS와 함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제다이 클라우드 제안서를 포괄적인 재평가를 완료했으며 그 결과 MS의 제안이 계속해서 정부에 최고의 가치를 보여줬다고 판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제다이 클라우드 계약은 국방부가 모든 범주의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확정가격, 무기한공급·무제한수량 계약"이라며 "지난 2월 13일 연방청구법원에서 내려진 예비금지명령(Preliminary Injunction Order)때문에 계약 이행이 즉시 시작되지 않게 됐지만 국방부는 그 역량을 우리 군에 제공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MS는 2년 전 다른 클라우드서비스 업체들과 제다이 프로젝트 수주전에 나섰고, 작년 10월 MS와 함께 최종 후보군에 남았던 AWS를 제치고 국방부의 최종 사업자로 낙점됐다. 수주전 초부터 세계 클라우드 시장 1위 업체인 AWS가 유력한 선정 후보였으나, 작년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국방부와 아마존의 계약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국방부에 사업자 선정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AWS는 제다이 수주 경쟁에서 MS에 밀려난 뒤 이 사업자 선정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외압이 작용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작년 11월 법원에 사업자 선정을 취소해 달라고 제소했다. 당시 AWS는 모기업 아마존과 그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편견이 국방부에 영향을 줬기 때문에 국방부가 MS와 계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초 법원의 명령으로 MS의 사업 수행은 중단됐다. 또 미국 국방부는 AWS와 MS에 제안서를 수정해 다시 제출하라고 요청했고,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재평가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재평가 후에도 국방부는 MS가 제다이 사업을 수행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정부를 상대로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AWS에 불리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AWS는 미국 국방부 발표 직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자사의 입장을 발표했다. 발표문을 통해 "제다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반복적으로 매티스 전 비서관에게 아마존을 평가에서 '떨어뜨리라(screw)'고 명령하고 실질적인 조달 과정에 적극적으로 간섭했으며, 그의 부하직원에게 계약 결정 발표에 앞서 비전문적인 '검토(review)'를 수행하도록 지시한 다음 자신의 정치적인 간섭에 대한 조사를 훼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의제기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시정조치가 사용될 수 있지만, 현실에서 이 시정조치는 이런 심각한 우려의 근원을 파악하는 데 쓰일 수 있었던 5개월을 낭비한 채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며 "이는 오로지 우리의 광범위한 우려에 대한 주의를 분산시키고 대통령의 사적이익(self-interest)에 오염된 결정을 재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됐다"고도 주장했다.

MS 대변인은 CNBC에 "우리는 신중한 검토 끝에 우리가 적절한 기술과 최고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을 국방부가 확인해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우리는 일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고 우리 국가에 복무하는 사람들이 이 절실히 필요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제다이 프로젝트는 미국 국방부가 낙후된 기존 군사정보 처리용 전산시스템을 민간 클라우드사업자의 정부 전용 클라우드에 통합 재구축하는 대형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선정된 단일 클라우드사업자에게 향후 10년간 100억달러 예산을 투입하기로 하고 2년 전부터 사업자 선정 절차를 밟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