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도 잔인했다...코로나19 재확산에 공연계, 또 ‘살얼음길’

2020-08-31 15:21
배우 직·간접 접촉 늘어 대학로 공연·뮤지컬 잇달아 취소
정부, K-뮤지컬 온 에어 프로모션...공연계 살리기 위해 ‘노력’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수도권에 강화된 방역 조치가 예고된 가운데 지난 2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행인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한 코로나19로 공연계가 또다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31일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30일까지 8월 공연 매출은 총 165억5381만원이다. 지난 7월 기록한 167억6541만원보다 약 2억원 감소한 액수다. 

지난 6월 102억9779만원을 기록했던 공연계는 7월 이후 대작들의 개막과 코로나19 안정세로 조금씩 되살아나는듯 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을 피할 수는 없었다.

8월은 공연계의 성수기다. 2019년 경우 7월 공연 매출은 162억9145만원, 8월은 269억121만원을 각각 마크했다.

2020년은 ‘잔인한 8월’이 됐다. 코로나19 확산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15일 이후 코로나19 감염자가 증가한 가운데, 22일과 23일에는 배우들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직간접으로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며 공연들이 잇달아 취소됐다. 지난 17일부터 30일까지 매출이 37억8923만원에 그쳤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국공립 공연장뿐 아니라 민간 공연장에도 ‘거리 두기 좌석제’가 의무적으로 적용된 것도 하나의 원인. 객석이 한 칸씩 띄어 앉기로 운영되는 가운데, 공연관계자들은 “대형 뮤지컬의 경우 객석 점유율이 70% 이상 돼야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연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 중인 정부·민간

어려움에 빠진 공연계를 위해 정부와 민간 모두 힘을 쏟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와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공연업계를 지원하고, 국내외에 한국 공연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온라인 공연관광 페스티벌인‘K-뮤지컬 온에어(K-MUSICAL ON AIR)’를 31일부터 9월 3일까지 4일간 개최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뮤지컬은 총 4편(팬레터·여신님이 보고 계셔·적벽·더 픽션)이다. 공사는 잠재 방한 외국인관광객은 물론 내국인까지 공연 수요를 유지할 수 있도록 출연배우 특별 인터뷰 영상을 별도 마련하고, 공연관광 메카인 대학로도 소개할 예정이다. 공연은 매일 오후 8시에 ‘네이버 TV’와 ‘브이 라이브’(V Live)를 통해 국내‧외에 송출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공연들은 외국인 관람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외국어 자막 지원을 하고 있다. 2017년부터 공사의 외국어 자막 지원을 받은 공연들은 현재까지 총 14개이며, 2019년도 자막 지원 뮤지컬 공연을 관람한 외국인관광객 수는 6077명으로 2017년 1576명 대비 약 285.6% 증가했다.

박형관 한국관광공사 테마관광팀장은 “코로나19로 야기된 관광침체 속에서 인기 높은 K-뮤지컬의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자 온라인으로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첫 시도”라며, “이번 페스티벌에서 이른바 K-뮤지컬의 진가를 새롭게 느껴보는 국민들이 많아져 공연관광의 저변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연제작사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EMK뮤지컬컴퍼니는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는 김준수가 출연한 뮤지컬 ‘모차르트!’의 실황 영상을 선보인다. 48시간 주문형 비디오(VOD) 사용권과 포토북 등으로 콘텐츠 활용 범위를 넓혀 나간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 도우며 이겨내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과 송승환 PMC프러덕션 대표·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장우재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대표·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본부장·윤홍선 에이콤 대표 등은 지난 29일과 30일 갈라 콘서트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을 열려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갈라콘서트가 잠정 연기 됐지만, 주최 측은 뮤지컬 관계자 500명에게 기본 생활 지원비 100만원씩을 지급할 수 있도록 5억원 기금을 목표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