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200명대 착시효과…이번주 내 더 큰 위기 온다

2020-08-24 19:51
"주말 내 감소한 검사량 탓…동시다발적인 감염 확산 우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흘 만에 200명대로 소폭 감소했으나, 더 큰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유행이 쉽게 잡히지 않고 1차 유행 때보다 큰 규모의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66명 발생했다. 최근 나흘간 300명대를 기록한 것보다는 다소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이는 주말로 인해 검사량이 평소보다 감소하는 등 일시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동안에도 경험했듯이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와중에도 주말에는 일시적으로 확진자가 줄어들었다”며 “지금처럼 방역망 밖의 확진자가 20%를 넘어서고, 특정 집단이나 지역에서 상황이 컨트롤되지 않을 경우 일일 확진자 수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줄어든 확진자 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과거에도 주말을 거친 월‧화 주초에는 환자 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던 만큼 주말 영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현재 유행 중인 코로나19는 과거 이태원 클럽이나 쿠팡과 같은 단일 규모의 유행전파와는 굉장히 다른 양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또 알 수 없는 경로로 신규 감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사람이 감염 시기 동안 접촉하는 숫자가 100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에 이르는 만큼 이 부분을 신속하게 억제하지 않는다면 n차 전파와 기하급수적인 환자 증가가 일어날 수 있다”며 “이번 주와 다음 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이 향후 전망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한감염학회는 이날 성명서를 배포하고,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의료계, 국민 모두가 총력을 다해 대응해야 이번 유행을 막을 수 있다고 촉구했다.

대한감염학회는 “정부는 지난 6월 28일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를 1~3단계로 제시하면서 일일 신규 확진 환자 수와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환자의 비율, 집단발병 양상, 방역망 내에서 발생하는 환자의 비율 등을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으나, 현재의 상황은 당시 정부가 제시한 3단계의 기준을 이미 충족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방역의 조치는 조기에 적용돼야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만큼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병상이 급속도로 포화되는 등 장기간 버텨온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에 이르고 있다”며 “수개월 동안 2차 유행 대비·대응을 위한 논의가 진행됐음에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방역에 성공하지 못하면 경제를 비롯한 사회의 여러 가치들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