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법원, 24일부터 '스톱'…조국·양승태 재판 연기 전망

2020-08-23 18:01
지난 2월 법원행정처 휴정 권고 후 두 번째
'긴급' 요하는 구속 관련, 가처분, 집행정지 등은 진행

사랑제일교회발(發) 코로나19 전국 재확산에 법원이 24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2주간 휴정기에 준하는 재판기일을 운영한다. 지난 2월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상향되면서 사법 역사 첫 휴정 권고가 이뤄진 뒤 두번째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관련 재판은 기일이 연기될 전망이다. 다만 '긴급'을 요하는 구속 관련, 가처분, 집행정지 등 재판은 진행된다.

법원행정처는 지난 21일 전국 법원에 2주간 휴정기에 준하도록 재판기일을 운영해달라고 권고한 바 있다.

김인겸 법원행정처 차장은 당시 법원게시판에 "적어도 2주간 긴급을 요하는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의 재판 기일을 연기·변경하는 등 휴정기에 준해 재판기일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재판장들께서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차장은 법원행정처 내에 설치된 코로나19 대응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법원이 휴정에 돌입하면 통상적인 민사·가사·행정 사건의 변론기일을 비롯해 변론준비기일, 조정·화해기일, 형사 사건 중 불구속 공판기일 등이 모두 미뤄진다.

특히 서울중앙지법에서 불구속 재판으로 진행 중인 △조 전 장관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 의혹' 사건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 사건 등이 계획됐던 기일에 속행되지 못할 전망이다. 

임지석 법무법인 해율 대표변호사는 "법원행정처가 휴정을 권고했더라도 최종적인 기일 변경은 재판장의 권한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양승태 전 대법원장 관련 사건에 대해 재판장의 재량에 따라 재판이 열릴 수 있다"면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어서 예정대로 재판을 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법원은 긴급을 요하는 재판의 경우에는 법정 밖 대기인원 및 재정인원을 최소화하는 등 코로나19 관련 조치를 준수해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전국 법원 스마트워크센터를 잠정폐쇄하고 실내·외 체육시설, 결혼식장, 구내식당, 카페 등 법원 내 각종 시설의 운영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꼭 필요한 회의가 아니면 횟수를 줄이거나 연기하고 꼭 필요하다면 화상회의 등 비대면 방식을 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필수 근무자를 제외한 인원에 대해 1주당 1회 이상의 공가를 권장하고 시차 출퇴근제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21일에는 전주지법 소속 부장판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오전 진행 예정이던 재판과 오후 재판이 모두 취소됐다. 현직 판사가 코로나 19에 감염된 것은 처음이다. 전주지법은 해당 부장판사의 사무실이 있는 층을 폐쇄하고, 밀접 접촉한 직원들에게 전원 귀가 조치를 내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