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올해 경제성장률 -0.5% 전망...'더블딥(W)' 경고
2020-08-23 11:00
민간소비 위축, 수출 감소, 고용 감소 여파로 성장률 하향 조정 불가피
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내다봤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민간소비가 줄고 수출도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상황에 현대연은 글로벌 경제 흐름이 '더블딥(W)'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3일 '2020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0.5%로 전망했다. 지난 4월 0.3%에서 0.8%포인트나 낮췄다.
글로벌 및 국내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 활동 제약 조치가 재개될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게 현대연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이유로 꼽힌다. 특히,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기온이 낮고 습도가 낮은 날씨에 활동력이 강하다고 알려져 올해 가을과 겨울에 바이러스 확산세가 강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또 첫 확진자 발생 이후 6개월 만에 1000만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나타난 것과 달리, 최근에는 추가 1000만명까지 2개월도 걸리지 않은 점 역시 고려됐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상반기 글로벌 주요국 경기 침체가 극심했으며, 재확산에 따르는 글로벌 경제 활동 제약 및 수요 침체 지속 등의 불확실성도 함께 반영됐다는 게 현대연의 설명이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글로벌 주요국의 수요 절벽, 생산 차질 및 투자 부진 등 경기 침체 강도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진행됐다는 얘기다. 선진국의 산업생산 및 민간소비는 200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연은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예상보다 조기에 시작돼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서 회복으로 개선되는 속도 역시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다 보니 세계 경제 흐름은 비관적인 시나리오상의 ‘W’자 형태인 이중침체가 될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게 현대연의 판단이다.
국내 경제의 침체도 함께 예고됐다.
현대연은 지난 4월 전망과 달리, 이번 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역성장세로 접어들 것을 경고했다.
특히, 민간소비 증가율을 보더라도 올해 -3.0%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1.7% 증가율 대비 민간소비 위축이 심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4월 -0.3%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던 예측보다 악화한 전망이다.
수출 역시 문제다.
수출 증가율은 -9.2%로 전망돼 지난 4월 -5.9%보다도 상당부분 위축될 것으로 우려됐다. 현대연은 올해 수출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전 세계 경기 침체 및 대외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지속할 것으로 설명했다.
비대면 경제 활성화에 따른 관련 IT기기, 반도체 부문 등의 수출은 상대적으로 증가세를 보이지만, 그 외 대부분 품목에서의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주요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2분기 이후에도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 발생 등이 수출 경기의 악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현대연의 우려다.
물가상승률은 0.7%로 전년 대비 0.3%포인트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낮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저효과 등을 고려했을 때 올해 소비자물가는 2019년 대비 상승 폭이 다소 확대될 것이라는 얘기다.
고용 상황 역시 우려된다.
현대연은 올해 신규 취업자수가 10만명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에 6만명 줄어들었고 하반기 들어 14만명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게 현대연의 전망이다.
현대연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르는 의료·방역 붕괴 방지가 가장 급선무이며 강력한 방역 조치가 민간 경제 활동에 부작용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보완 대책이 지속해서 추진돼야 한다"며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정책 대응 수단을 마련해 최근 발생한 바이러스 재확산 및 경기 냉각이 이어지지 않도록 방지하고, 중장기적인 저성장 고착화 탈피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