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예 기획사들이 영화·드라마 제작에 눈돌리는 이유

2020-08-21 06:00

연예 기획사가 제작 참여한 작품3 [사진=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영화 '유체이탈자' '비상선언' 포스터]
 

연예 기획사들이 드라마·영화 제작 등 콘텐츠 사업으로 눈 돌리고 있다. 소속 연예인들과 함께 콘텐츠 제작하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 벌써 많은 연예 기획자들이 드라마·영화 제작에 뛰어들었다.

배우 주지훈·김동욱·정려원 등이 소속된 연예 기획사 키이스트는 지난 14일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키이스트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511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상반기에 영업 적자를 기록한 데 비해 큰 폭으로 개선돼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실적 변화는 배우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콘텐츠 제작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집중한 결과였다.

올해 초 키이스트는 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하이에나' 등을 공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기세를 몰아 하반기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정유미·남주혁 주연), '나의 위험한 아내'(김정은·최원연 주연), '라이브 온'(황현민·정다빈 주연) '허쉬'(황정민·임윤아 주연) 등을 공개할 예정.

조진웅·이제훈·이하늬 등이 소속된 사람엔터테인먼트도 영화 제작 중이다. 사람엔터테인먼트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5)의 마이크 피기스 감독과 손잡고 옴니버스 영화 '셰임'을 제작, 글로벌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소영 대표는 "글로벌 제작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3개국에서 촬영할 예정"이라며 콘텐츠 공유를 통해 글로벌 확장에 대한 뜻을 비쳤다.

이 외에도 사람엔터테인먼트는 영화 '분노의 윤리학'(2013)을 제작한 바 있다. 현재는 윤계상 주연 영화 '유체이탈자'(가제) 후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배우 김혜수·신하균·이선균 등이 소속된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영화 '굿바이 싱글'을 제작, 배우 이병헌·한효주·한지민 등이 소속된 BH엔터테인먼트는 영화 '싱글라이더' '미쓰백' 등을 제작해 영화 제작 쪽으로 입지를 다지기도 했다. 소속 배우들은 작품의 주연을 맡아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했다.

연예 기획사들이 콘텐츠 제작에 뛰어드는 건 여타 기획사들과 차별점을 두고 또 궁극적으로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다.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소속 연예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캐스팅 등 비용을 줄여 효과적인 수익 구조를 만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연예계는 '콘텐츠 비즈니스'가 중요해졌다. 연예 기획사와 연예인들은 계속 늘고 있지만, 작품 수는 한정적이지 않나. 특히 신인이 설 자리는 많지 않다. 소속사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면 신인 배우들까지 작품에 출연시킬 수 있고 스타로 키워낼 기회도 생긴다고 본다. 또 매니지먼트만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없어서 장기적인 회사 운영을 위해 콘텐츠 제작을 겸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최근 연예 기획사들은 드라마·예능 작가, PD, 영화감독을 영입하기도 한다.

배우 최민식·설경구·류준열 등이 소속된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 작가, 허진호 감독 등을 영입해 콘텐츠 제작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킨텍스 사무동에 드라마 제작사와 그래픽 CG 프로덕션인 '걸리버 스튜디오'의 사무실을 출범한 것도 콘텐츠 그룹으로서 성장을 위해서다. 현재 씨제스는 영화 '비상선언' '시민덕희'을 제작 중이다.

백창주 대표는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 내재화를 통해 발생될 매출확대, 원가절감 등의 재무적 효과를 기대한다"며 "향후 양질의 글로벌 콘텐츠 제작 가능성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