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뒷광고 논란] ② 관리 책임에 고심하는 MCN 업계... "광고 기대는 취약한 사업구조 개선해야"

2020-08-18 08:02
소속 유튜버 뒷광고 논란에 MCN 업체 사과
광고 기대는 사업 모델로 적자 증가... 유튜버 관리 강화 필요성 제기

70여명의 유명 유튜버(크리에이터)가 뒷광고를 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함에 따라 미디어 업계에선 MCN(멀티채널네트워크)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는 MCN 업체들이 수익 창출에 급급해 소속된 유튜버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유명 유튜버 도티(본명 나희선)가 이끄는 MCN 샌드박스네트워크가 소속 유튜버의 뒷광고 사실을 밝히고 이에 따른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특히 도티는 자신의 유튜버 채널인 '도티TV'를 통해 "채널을 운영하며 본인이 뒷광고를 받은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샌드박스네트워크 차원에서도 뒷광고는 싫다. 뒷광고는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이며, 회사 모르게 진행되는 일인 만큼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를 조장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뒷광고란 개인·기업에게 비용을 받고 특정 상품·서비스를 홍보하면서 이에 따른 비용을 받았음을 표시하지 않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동안에는 관련 법령이 없어 뒷광고를 하더라도 이용자들에게 지탄을 받았을 뿐 처벌받지는 않았으나, 오는 9월부터는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월 1일부터 콘텐츠 크리에이터(유튜버)의 뒷광고를 금지하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시행한다. 이에 따르면, 이용자에게 공지하지 않고 부당하게 뒷광고를 한 유튜버는 관련 매출액(수입액 포함)의 2% 이하 또는 5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받게 된다. 검찰 고발 조치까지 이뤄질 경우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도 있다.

MCN은 단순히 소속 유튜버의 콘텐츠 스케줄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 유튜버가 광고, 커머스 등 다양한 채널에서 이익을 거둘 수 있도록 주선하고 이에 따른 수익을 배분하는 것을 주력 사업 모델로 삼고 있다. 당연히 대부분의 광고 협상도 유튜버 대신 MCN이 주도한다.

업계에선 유튜버들이 직접 수주한 광고를 송출하며 이를 공지하지 않아 뒷광고 논란이 불거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논란이 '뒷광고가 이용자들에게 지탄을 받는 행위인 줄 몰랐던 유튜버들의 무지' 또는 '콘텐츠의 인기 유지를 위해 광고 수주 여부를 감추려는 일탈 행위'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MCN 업체에 소속 유튜버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만큼 한동안 MCN 업계가 뒷광고 논란에서 자유롭긴 힘들 전망이다.

미디어 업계에선 크리에이터 관련 상품 유통(커머스)과 같은 다음 단계 사업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여전히 광고 수익에 목매는 MCN과 유튜버의 취약한 사업 모델이 이번 뒷광고 사태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MCN은 구글 광고(애드센스) 수익과 기업으로부터 수주한 콘텐츠 광고 수익으로 운영되고 있다. 구글 광고 수익은 대부분 유튜버가 가져가고, 콘텐츠 광고 수익은 유튜버와 구글에 배분한 후 남은 몫을 MCN이 갖는다. MCN에 돌아오는 수익이 적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유튜버 관련 마케팅 비용은 나날이 증가해 MCN 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MCN 업체가 소속 유튜버 증가로 인해 매출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지난해 60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지만, 7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도 전년 대비 3배 이상 커졌다. 또 다른 MCN 업체인 트레져헌터는 지난해 1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2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 MCN 업계 관계자는 "이번 뒷광고 논란을 계기로 사업 규모 확대에 앞서 체계적인 유튜버 관리 시스템과 위기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고, 유튜버에게 광고와 같은 컴플라이언스(사업 윤리) 관련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