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규모 반정부 시위...시민 만명 거리로
2020-08-17 10:26
태국 수도 방콕에서 16일(현지시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태국 시민 약 1만명은 이날 방콕 시내 민주주의 기념비 앞에서 '자유국민운동'과 '자유청년' 등이 주최한 반정부 집회에 참여했다. 당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3월 26일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최대 규모다.
거리로 나선 시민들은 의회 해산, 반정부 인사 탄압 금지, 헌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24세 한 청년은 외신 인터뷰에서 "더는 소셜미디어 안에서만 있지 않겠다. 우리는 진정한 변화를 원하고 그들은 우리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군부가 개정한 헌법도 문제 삼았다. 2014년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태국 군부는 2017년 헌법 개정을 통해 정부가 상원의원 250명을 지명하고, 총리 선출 과정에 하원의원(500명)과 동등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상원의원이 군부의 꼭두각시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상원의원의 몰표를 받아 재집권에 성공했다.
집회에서는 군주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왕실 모독죄에 최고 15년 징역형을 부과할 만큼 왕실의 권위가 높은 태국에서 이는 이례적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