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하다가”…의료진 ‘살인진드기병’ 집단감염
2020-08-13 13:12
야생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의 ‘사람 간 전파’가 병원에서 발생했다. 의료진 5명이 다른 기저질환으로 내원했다 숨진 응급환자 심폐소생술을 하다 SFTS에 감염된 것이다.
12일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소속 의사와 간호사 5명이 SFTS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환자와 접촉한 다른 의료진 8명도 추가로 검사했으나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SFTS는 지난 2011년 중국에서 처음 발생이 보고된 신종 감염병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2년 처음 감염 발생이 보고됐다. 이후 해마다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살인진드기병으로 알려진 SFTS는 바이러스 노출에서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시기(잠복기)는 대략 1주~2주 정도다. 고열과 구토, 설사, 혈소판 감소 증상이 나타난다. 발열은 보통 8일 정도 지속되고, 치명률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10%~40% 정도로 매우 위중한 경과를 보인다.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감염된 의료진은 지난달 24일 바이러스성 수막염, 다발성장기부전 등의 기저질환 때문에 응급실로 들어온 환자가 나흘 뒤 상태가 악화하자 4시간가량 심폐소생술을 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 환자는 SFTS 감염 여부를 모른 채 수일 뒤 끝내 숨졌다. 의료진도 이 환자가 SFTS 증상이 없어 별도의 보호장구를 갖추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당시나 지금이나 이 환자가 SFTS에 걸렸는지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았으며, 다만 질병관리본부(질본)의 역학조사 결과 그렇게 추정할 뿐이라고 밝혔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이 질병은 혈액이나 타액으로만 전파된다”며 “원내 감염이 아닌 환자에 의한 감염으로 추가 감염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질본 관계자는 “SFTS는 주로 4∼11월에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린 후 감염되지만 드물게 환자의 혈액 및 체액에 접촉한 의료진이나 가족에서 2차 감염된 사례가 국내·외에서 보고된 바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