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부터 '미성년'까지…벡델초이스 10

2020-08-12 09:56

'벡델데이2020' 오는 9월 1일부터 7일까지 개최 [사진=한국영화감독조합 제공]

1. 영화 속에 이름을 가진 여성 캐릭터가 최소 두 사람이 나올 것
2. 이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 것
3. 해당 대화 소재나 주제는 남자 캐릭터에 관한 것이 아닐 것


위 조건은 영화의 양성평등을 가늠하는 지수로 널리 알려진 '벡델 테스트'(Bechdel test)다.

미국의 여성 만화가이자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인 앨리슨 벡델이 고안한 벡델 테스트는 작품 속에 여성이 얼마나 빈번하고 주도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지 평가하는 기준. 해당 테스트가 만들어진 1985년 이후 지금까지 세계 영화계의 뜨거운 화두가 되어 왔다.

아쉽게도 과거 한국영화들은 이 단순한 조건을 충족하는 작품이 적었다. 그러나 몇 해 사이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시각과 흐름이 뚜렷해졌고 관객 문화도 빠르게 변화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감독조합은 이 같은 문화 흐름과 관객들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응하고자 '벡델데이 2020'을 개최한다.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오는 9월 1일부터 7일까지 개최된다.

향후 한국영화가 보다 평등한 성별 재현을 하도록 돕고, 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도록 응원하고자 기획된 행사. 동시에 영화 내적인 스토리텔링의 양성평등은 물론,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업계의 체질 개선을 통해 고용의 양성평등을 이루는 것을 독려하고 정책적 고민을 함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벡델2020' 측은 양성평등의 시선으로 바라본 영화와 영화인을 선정, '벡델초이스10'을 뽑았다. 2019년 1월 1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배우·감독·평론가로 이뤄진 9인의 심사위원이 벡델 테스트를 기본 바탕으로 자체 심사 기준을 추가해 선정했다.

'벌새' '윤희에게' '미성년' 등 지난해 화제작부터 올해 개봉해 3만여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야구소녀'까지 모두 10편이 선정되었다. 또한 영화를 통해 양성평등을 실현하는 데 공헌한 영화인을 각 부문별 '벡델리안'으로 뽑았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이 된 이들은 '벌새' 김보라 감독, '미성년' 이보람, 김윤석 작가, '윤희에게' 김희애 배우, '우리집'을 만든 아토ATO의 김지혜 대표다.

빠르게 변화한 시대와 관객들의 눈높이에 발맞춰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줄 '벡델데이 2020'는 ‘양성평등주간인 9월 초 심포지엄과 라운드테이블(비대면·온라인 중계)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은 '백델초이스10'으로 선정된 영화들이다

벡델초이스10

△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
△ '메기'(감독 이옥섭)
△ '미성년'(감독 김윤석)
△ '벌새'(감독 김보라)
△ '아워 바디'(감독 한가람)
△ '야구소녀'(감독 최윤태)
△ '우리집'(감독 윤가은)
△ '윤희에게'(감독 임대형)
△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
△ '프랑스 여자'(감독 김희정)

벡델리안
△ 감독 '벌새' 김보라
△ 작가 '미성년' 이보람 김윤석
△ 배우 '윤희에게' 김희애
△ 제작자 '우리집' 김지혜(아토ATO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