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베트남 사랑...‘갤럭시노트20’ 글로벌 시장 첫 동시 출격

2020-08-10 18:44
고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으론 이례적
베트남을 동남아시장 소비거점·테스트베드 육성 전략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하반기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글로벌과 동시에 출시한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프리미엄급 모델을 글로벌과 같은 시점에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라인업을 완성해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한다는 각오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갤럭시노트20 사전예약을 지난 6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실시 중이다. 사전계약이 끝나는 오는 21일에 글로벌과 동시에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베트남에서 6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 S시리즈와 노트 시리즈는 글로벌 출시 이후 한두달가량 시차를 두고 출시했다. 상대적으로 베트남은 프리미엄급에 대한 수요보다는 보급형 라인업인 갤럭시 'M시리즈'와 중가 프리미엄인 'A시리즈'에 대한 수요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략에 변화를 취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글로벌 최대 생산기지인 베트남의 소비시장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은 연 1700만대(2019년 기준) 규모로 글로벌 시장 대비 크지 않지만, 인구 1억명과 평균연령 30세의 베트남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5G 전용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20를 베트남에서 출시해서 시장 점유율도 잡고, 5G 영토도 개척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기준 베트남 시장점유율은 30%대다. 중국의 오포와 샤오미, 베트남 기업 빈스마트 등이 거세게 쫓아오면서 한때 50%에 육박했던 점유율은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저가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일부 내주더라도, 프리미엄폰 판매량을 늘려서 수익성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베트남은 아직 5G 네트워크가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오는 10월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시장에 갤럭시노트20를 시작으로 저가형 5G 스마트폰을 출시해서 초기에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빈스마트가 지난달 현지 기업 최초로 5G 폰을 선보인 만큼 베트남 정부 주도의 지원으로 5G 시장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삼성의 베트남 프리미엄급 동시 출시는 베트남을 동남아 소비시장의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보고 있다. 베트남은 생산기지이자 소비 시장에서는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마켓 모니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18.9%로 1위다. 중국 오포(18.7%), 샤오미(14.8%), 비보(13.6%), 리얼미(7.3%) 등이 턱밑에서 추격 중이다.

서경욱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장은 “갤럭시노트20은 베트남 고객들이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일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지난해 11월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 방한 당시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면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