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주말 동안 장고…靑 참모진 사의 수용 여부 촉각
2020-08-09 16:04
내일 수보 회의 전 발표 예상…교체 폭 변수
국면 전환용 인사를 자제하고 한 번 기용하면 믿고 맡기는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신중한 결정을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 정부 출범 후 첫 청와대 참모진의 일괄 사표 제출이라는 점에서 상황에 이번 인사의 무게감은 점점 더해지고 있다.
오는 10일 오후 2시 청와대 전체 참모진 회의인 수석 비서관·보좌관(수보) 회의가 예정돼 있는 만큼 당일 오전에는 어떤 식으로든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집중 호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재난 상황 속에서 인사 문제로 메시지가 분산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다만, 관심사는 사표 수리의 ‘폭’이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을 포함해 6명의 사의를 다 받아들이기에는 업무 공백이 크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안팎에선 후임 인선을 위해선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데다 일괄 사표를 수리할 경우,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이 시간을 두고 선별적·순차적으로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한 상황에서 전격적인 일괄 사표 수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 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지난해 1월 8일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김외숙 인사수석은 같은 해 5월 28일, 김조원 민정수석과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은 두달 뒤인 7월 26일 임명됐다.
우선 내년 재·보궐 선거 출마가 예상되는 강 수석과 최근 부동산 문제로 구설에 올랐던 김조원 수석 등부터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주택자인 김 수석은 잠실 아파트를 매매하는 과정에서 시세보다 2억이나 비싸게 내놓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강 수석의 후임으론 박수현 전 문희상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김 수석의 후임엔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과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등이 거론된다.
노 실장은 수석들의 교체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 바뀔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브리핑 과정상에서 혼선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청와대 다주택자 논란의 ‘진앙지’가 된 만큼 유임 명분은 부족해 보인다.
후임 비서실장에는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최재성·우윤근 전 의원의 이름이 언급된다.
우리나라 대통령제에서 비서실장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비서실장 인선에 가장 깊은 고민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20개월간 문 대통령을 옆에서 지켰고, 노 실장 역시 이번 달까지 일하면 20개월을 채운다.
이번 참모진 일괄 사표를 기점으로 ‘청와대 3기 개편’의 출범은 일단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후임 인사와 관계없이 부동산 대책에 대한 비난 여론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사의 표명을 한 참모 6명 중 김조원·김외숙·김거성 수석은 여전히 다주택자인 만큼 ‘청와대 수석 자리’ 대신 ‘집’을 선택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