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타 아모레, 2Q 영업익 67%↓…LG생건과 희비 교차

2020-07-31 15:20
아모레, 해외 사업 적자전환…주요 계열사도 실적 악화
LG생건, 생활용품·음료 쌍끌이…영업익 0.6%↑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왼쪽),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희비가 교차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역성장했으나, LG생활건강은 61분기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31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매출액 1조1808억원, 영업이익 36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5%, 영업이익은 67% 급락한 수치다.

반면 LG생활건강은 같은 기간 매출 1조 7832억원, 영업이익 30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0.6% 증가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상반된 결과의 성적표를 받아든 까닭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서 나온다.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 부문에서 이번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6.4%, 영업이익 79.7% 성장했다. 음료 부문도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화장품 사업이 주력인만큼 코로나19 쇼크를 완화할 생활용품 부문의 비중이 크지 않다. 려, 미장센, 해피바스 등 주요 생활용품(데일리뷰티) 브랜드가 성장했음에도 화장품 실적 악화를 떠받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출은 화장품사업부문이 85%, 생활용품부문이 15%를 차지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은 매출 6567억원, 영업이익 5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31% 줄었다. 온라인 채널 매출이 약 60%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영향에 면세, 백화점, 로드숍 등 오프라인 채널 매출이 하락한 영향이다. 해외 사업 부문은 매출 40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하락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2분기 중국 내 럭셔리 브랜드 온라인 매출은 70% 이상 성장했으나, 코로나19의 여파로 다수의 오프라인 매장이 5월까지 휴점해 북미 사업은 36% 감소한 매출 139억원, 유럽 사업은 38% 감소한 매출 3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주요 계열사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도 매출이 쪼그라들었다. 이니스프리는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0% 줄어든 88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 10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에뛰드는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5% 줄어 29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29억원으로 적자폭은 다소 축소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지속된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화장품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온라인 채널의 매출 성장을 통해 디지털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친환경 제품을 포함해 밀레니얼 트렌드를 고려한 혁신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며 "하반기에도 디지털 체질 개선과 맞춤형 화장품 기술,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혁신 상품을 통해 실적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