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잡음'...미뤄지는 월성 1호기 감사 결과, 文정부 '뇌관'

2020-07-29 16:20
"감사원장, 靑 '김오수 감사위원 제청' 요구 거절"
靑 "감사위원 임명권, 대통령에게 있다는 건 분명"
감사원 "인사 관련 사항 확인해줄 수 없어" 일축
최재형 "文지지율 언급, 국정과제 폄훼의도 없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가 이른 시일 내 발표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여러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관심을 모은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정부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을 엄중히 비난했다는 얘기부터 청와대의 감사위원 제청 요구를 최 원장이 거부했다는 추측까지 온갖 소문이 무성하다.

이번 감사 결과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탈(脫) 원전 정책과 직결되는 만큼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 같은 소요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감사 결과 역시 향후 정치권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관심사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감사원장, 靑 '김오수 감사위원 제청' 요구 거절"

29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는 최 원장에게 지난 4월 이준호 전 감사위원의 임기 만료로 공석이 된 감사위원 자리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제청해줄 것을 두 차례 요구했다.

그러나 최 원장은 감사원의 중립·공정성 원칙 보장을 이유로 청와대에 거절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독립성을 보장하고 '코드 인사', '회전문 인사'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친여 인사가 아닌 법관 출신의 감사위원이 오는 게 적절하단 뜻을 전달한 셈이다.

감사원 내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장을 포함해 총 7명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된다. 감사 사항을 최종 의결하는 감사원 최고위 협의체다. 감사위원은 원칙상 감사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지난 4월 이 전 위원 퇴임으로 공백이 된 감사위원 자리는 청와대와 최 원장 간 의견 불일치로 현재 넉 달째 공석인 상태다.

이번 보도와 관련,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최 원장이 4월 이후 공석인 감사위원에 대한 추천을 받고 '친정부 인사'라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감사원장이 '현 정부의 친정부 인사이기 때문에 못한다'는 말까지도 서슴없이 한다고 한다"며 "현 정부 정책을 편드는 사람이기 때문에(거부했다는 것)"라고 밝혔다.

이어 '추천된 친정부 인사가 김오수 전 법무차관이냐'는 물음에 "김 전 차관인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이에 청와대는 이 같은 논란에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사와 관련한 사항은 확인해드리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감사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드린다"고 말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인사 관련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감사위원 자리가 일정 기간 공석인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일축했다.

 

청와대. [사진=청와대]

최재형 "文 지지율 언급, 국정과제 폄훼의도 없었다"

월성 원전 1호기 감사 결과를 둘러싼 논란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앞서 최 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을 거론, 정부의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을 비판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송갑석 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최 원장이 감사원 감사위원회의 직권심리 중에 한 발언이라고 소개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밝혔다.

앞서 송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최 감사원장이 '대선에서 41%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 과제가 국민의 합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 '대통령이 시킨다고 다 하느냐'고 발언, 국정 과제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발언을 내놨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백 전 장관은 4월 9일 진행된 감사원 감사위원회의 직권심리에 피감사인으로 출석했는데, 최 원장이 이 자리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이 같은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최 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감사 과정에서 탈원전 정책을 '대선 지지율 41% 정부의 국정과제'라고 언급한 배경에 대해 해명했다.

최 원장은 "백 전 장관이 조기 폐쇄 방침을 설명하면서 월성 1호기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다는 취지로 말씀했다"며 "(백 전 장관이)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은 사안이라고 말씀했고, (저는) 문 대통령께서 41%의 지지를 받은 걸로 알고 있는데 과연 국민의 대다수라고 할 수 있겠느냐(라고 했다). 이게 관련된 내용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감사위원회) 녹취록을 확인하면 그 내용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각자의 보는 견해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득표율을 들어서 국정과제의 정당성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논란의 월성 원전 1호기 관련 감사 결과는 빨라도 내달 중순을 넘겨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한 언론은 전날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에 대한 감사 결과가 내달 초 발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지만, 감사원 내부적으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