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규제 본격화...미국·인도 이어 일본도 '틱톡 금지' 움직임
2020-07-29 14:27
美 상무부, 관련 기관에 SNS 기업 면책 혜택 재검토 요청
日 집권당, 9월까지 정부에 법안 정비 요구안 제출할 계획
日 집권당, 9월까지 정부에 법안 정비 요구안 제출할 계획
전 세계적으로 소셜미디어(SNS)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SNS 플랫폼의 면책 혜택 축소를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해 중국 앱 '틱톡' 금지 대열에 합류할 조짐이다. 앞서 인도는 중국과 국경 갈등을 배경으로 틱톡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나라별로 배경은 각기 다르지만 사회적으로 SNS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SNS 규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미국 상무부, SNS 기업 면책 혜택 보장법안 재검토 요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트위터와 틱톡 등을 겨냥해 소셜미디어(SNS) 규제를 본격적으로 나섰다. SNS 기업의 면책 혜택을 보장한 법 조항을 다시 검토해달라고 관련 기관에 요청한 것.2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날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대형 SNS 기업이 선별적으로 게시글을 검열해 국가 담론을 해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보통신(IT) 기업의 면책 혜택을 보장하는 통신품위법 230조의 재해석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청원서를 FCC에 제출했다. 상무부는 청원서에서 유력 플랫폼의 콘텐츠 편집권에 대해 책임을 묻고, 다양성과 자유로운 의견 흐름을 촉진하는 통신품위법의 본래 취지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 기업이 특정 계정을 정지시키거나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사용자의 발언권을 제한하는 경우, 규제 당국이 더 쉽게 기업에 책임을 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의도라고 풀이했다. 새로운 규칙이 제정된 이후 IT 기업들이 따르지 않을 경우, FTC로부터 별도의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日 집권당 "중국 기업이 소유한 앱, 이용 제한 요청하겠다"
일본은 중국 기업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앱인 '틱톡' 금지 대열에 합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8일 NHK, 교도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집권 자민당 의원들로 구성된 '룰(규칙) 형성 전략의원연맹'은 중국 기업이 소유한 앱 이용 제한을 일본 정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또 연맹은 관련 법안을 정비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정리해 오는 9월까지 정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연맹이 정부에 제출할 제언에는 전기통신사업법 등 기반시설 관련 법령에 안보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일본 내 이런 움직임은 틱톡 등 중국기업이 만든 앱을 통해 일본 국민의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마리 아키라 전 경제재생담당상은 "정보가 어떻게 수집되고 이용되는지, 지금까지와는 다른 광범위한 시각으로 정보 관련 기기와 정보 소프트웨어를 봐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틱톡 일본 법인은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 그런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틱톡은 "중국 정부에 사용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만약 요청을 받더라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용자가 안심할 수 있고 안전한 앱 사용을 촉진하는 것이 최우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미국의 움직임에 발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역시 자국민의 개인정보가 중국에 넘어갈 우려가 크다며 틱톡 이용 금지를 검토 중이다. 중국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짧은 동영상 앱인 틱톡은 전 세계에서 10~20대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사용자 수가 10억 명을 넘는다.
13억 인구 인도서 퇴출당한 중국산 '틱톡'...국경문제가 화근
가장 먼저 틱톡 퇴출에 나선 건 인도다. 지난달 말 인도는 중국과 국경 분쟁 후 틱톡을 포함해 중국 앱 50여개에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당시 인도 정부는 "안드로이드와 iOS 플랫폼에서 승인받지 않은 방식으로 사용자 정보를 인도 밖 서버로 무단 전송했다는 불만이 다수 접수됐다"며 "이 같은 사용 금지 조처는 모바일과 인터넷을 사용하는 수십억명의 인도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질적 배경에는 중국과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의 반(反)중국 정서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인도 정부는 국경분쟁 이후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사업에서 화웨이, ZTE 등 중국 기업을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