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체 희비...하룻밤 사이에 대만 TSMC 웃고 美 인텔 울고

2020-07-26 16:34
TSMC 주가 9.69% 급등...시총 461조원 폭등하기도
인텔, 같은날 16.24% 폭락...시총 약 50조원 증발

[사진=TSMC 홈페이지]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반도체 업체 TSMC와 미국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하룻밤 사이에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25일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TSMC의 주가가 24일(현지시간) 신고가를 기록한 가운데 인텔은 같은 날 주가가 폭락하며 고전하고 있다.

이날 나스닥에 상장된 TSMC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69% 급등, 73.90달러로 장을 마감해 신고가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4.12% 급증하기도 했다. 시가총액은 하룻밤 사이 340억 달러(약 41조원)에서 3833억 달러(약 461조원)로 폭등해 전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반도체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반도체 강자인 인텔이 TSMC에 수주를 맡긴다는 소식과 TSMC의 2나노미터(nm) 연구·개발(R&D) 소식이 TSMC의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매일경제신문이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23일 인텔은 컨퍼런스콜에서 "수율(생산량 대비 양품 비율)이 목표 수준에 미치지 못해 7나노 제품 출시가 당초 계획보다 6개월 가량 지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생산일정의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비상 계획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삼성·TSMC 등 제3자 파운드리업체에 수주를 맡길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앞서 인텔은 이미 수차례 7나노 제품 생산 시기를 미룬 바 있다. 양산이 6개월 지연된다면 인텔 7나노 CPU 출시 시점은 PC용이 일러야 2022년 하반기, 서버용은 2023년 하반기가 된다. 최초 계획보다 1년 정도가 늦어지는 셈이다.

인텔의 7나노 CPU 생산 일정이 늦어진다는 소식에 나스닥에서 인텔 주가는 16.24% 폭락해 50.59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하룻밤 사이에 415억 달러 증발해 장 마감 기준 2141억9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폭락으로 인텔 주가는 15년 만에 경쟁사 AMD에 역전됐다. AMD 주가는 24일 기준 주당 69.40달러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또 TSMC의 2나노 연구·개발 진척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TSMC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면서 2023년부터 게이트 올 어라운드펫(Gate All Around FET·GAA) 구조를 적용한 2나노 대량 양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TSMC는 2019년 실적보고서를 통해 2나노 공정 개발에 착수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타이베이 인근에 짓고 있는 신규 팹에 2나노 라인을 만든다. TSMC는 지난해 9월 현지 정부로부터 신규 팹에 대한 환경 영향 평가 승인을 받은 상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더 미세한 공정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같은 크기의 칩이라도 회로가 더 미세할수록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어 성능을 높일 수 있고, 전력 소모량은 적어 발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파운드리 시장은 7나노를 기점으로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TSMC와 삼성전자 두 곳만 7나노 공정의 벽을 넘었다.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등 핵심 제조사들은 극자외선(EUV) 초미세 공정이 필요한 7나노 이하 첨단 공정을 포기했다.

현재 TSMC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선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 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54.1%의 점유율을 기록,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삼성전자(15.9%)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7.7%)가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