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한미약품 ‘동병상련’…실적 악화에 ‘숨고르기’

2020-07-22 05:00
ITC 소송비용 등에 발목 잡힌 ‘대웅제약’…‘본판결 반전 겨냥
북경한미약품 위축에 흔들린 ‘한미약품’…뭍 밑서 대응책 고심

 
 

(왼쪽부터)윤재춘·전승호 대웅제약 공동대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 [사진=각 사]


국내 상위 제약사인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종근당, 유한양행, GC녹십자 등 다른 상위사가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는 반면 양사는 개별 악재의 영향으로 실적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은 각각 보툴리눔톡신 균주관련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소송비용 발생과 코로나19로 인한 북경한미약품의 영업 제한이 2분기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다만 양사는 급박하게 대응책을 내놓기보다 이달 말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사업 전략을 내놓는다는 입장이다.

◆ITC 소송비용 등에 발목 잡힌 ‘대웅제약’…“‘본판결’서 반전 노린다”

대웅제약의 2분기 실적 감소요인은 △보톨리눔톡신 균주관련 ITC 소송비용 △나보타 미국 수출 실적 악화 △라니티딘 성분 판매중단으로 알비스 매출 전무 등이다.

특히 대웅제약은 2분기 ITC소송 비용만 100억원가량이 발생한 것으로 제약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나보타의 미국 수출 악화도 타격이 크다. 나보타는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 지난해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승인을 받고 대웅제약 매출 견인의 한 축을 맡아왔다.

금융투자업계는 나보타 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해왔으나 ITC가 예비판결에서 10년 동안 나보타의 미국 수출을 금지하는 명령을 권고했다. ITC는 이에 대해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근거를 들었다.

결과적으로 대웅제약은 2분기에만 100억원가량을 쏟아붓고도 패배를 맛봤다. 이는 2분기 실적악화라는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차분히 본판결을 준비해 하반기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하반기 추가 대응책은 이달 말 2분기 실적과 맞물려 나올 것”이라면서도 “ITC가 예비판결에서 미국업체 엘러간만 보호하는 중대한 오류를 범한 것이다. 이를 바로잡아 11월 본판결 승리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북경한미약품 직격탄 맞은 ‘한미약품’…뭍밑서 대응책 고심

한미약품은 그간 준수한 실적을 이어왔던 북경한미약품이 코로나19로 영업에 지장이 생기면서 매출에도 차질을 빚었다.

중국 영업환경은 7월에도 여의치 않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1일 기준 중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는 8만3693명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7월에도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북경한미의 하반기 실적 성장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 역성장도 예상된다. 다만 한미약품 관계자는 “연구개발비는 결국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큰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미약품 관계자는 “2분기 실적 전망치에 대응책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면서 “실적 발표가 나오면 대응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