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하는 식품업계②] “농가 살리자”…계약재배·우리농산 캠페인 활발

2020-07-20 08:00
식품기업들, 코로나19로 판로 확보 어려움 겪는 농가와 상생

CJ프레시웨이 2020년 계약재배 지역별 품목 현황.[사진=CJ프레시웨이]


식품기업들이 지역 농가와 상생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돕기 위해서다. 식품업계는 지역 농가와 계약재배한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거나 농가 상생을 위한 판촉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농가는 판로 걱정 없이 농업에 전념할 수 있고, 기업은 국내산 농작물을 활용해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윈-윈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역 농가를 돕고 상생하는 모델이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여의도 농지 20배·제철농산물 계약재배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올해 여의도 면적 20배 규모의 계약재배에 나섰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충북 음성, 충남 당진, 전남 무안, 경북 군위 등 20개 지역을 신규로 추가하면서 전국 51개 지역에서 계약재배를 시작했다. 면적은 5460ha(54.6㎢) 규모로 참여하는 농가수만 3098개에 이른다. CJ프레시웨이는 이곳에서 재배된 약 6만6000톤의 농산물을 구매할 계획이다. 특히 자연재해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프리미엄급 품종의 쌀 계약재배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공유가치 창출이라는 CJ그룹의 경영철학에 따라 계약재배를 지속 확대하고 품종 차별화, 산지 다변화로 농가 소득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식품은 최근 전남 무안, 경남 사천, 충남 공주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국산 해콩 600톤에 대한 계약재배에 돌입했다. 정식품은 2018년 첫 계약재배를 시작해 검은콩 위주로 수매했지만 올해부터는 흰콩을 추가해 전국 각 지역의 콩 재배 농가로부터 검은콩과 흰콩 600여톤을 수매한다. 수확한 콩은 ‘베지밀 검은콩 두유 A·B’, ‘베지밀 검은콩과 참깨 두유’, ‘베지밀 국산콩 두유’ 등 14종의 두유 제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오리온은 감자 수확철을 맞아 햇감자로 만든 포카칩과 스윙칩을 생산 중이다. 포카칩과 스윙칩은 매해 6월부터 11월경까지 감자 특산지로 유명한 전라남도 보성, 충청남도 당진, 강원도 양구 등에서 수확한 국내산 감자를 원료로 사용한다. 수확된 햇감자는 즉시 청주공장과 감자 저장소로 이동돼 생산에 투입된다. 오리온은 올해 350여개 감자 재배 우수 농가와 계약을 맺고 약 1만5000여톤의 국내산 감자를 포카칩과 스윙칩에 사용할 계획이다.

맥도날드는 제주 한라봉을 주원료로 하는 ‘한라봉 칠러’를 출시하며 국내산 원재료 수급을 강화하고 있다. 여름 시즌 한정 음료로 출시된 한라봉 칠러는 오늘 9월 29일까지 판매된다. 판매 시기 동안 총 12톤의 제주 한라봉이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 봄 시즌에는 100% 국내산 나주 배를 주원료로 한 신메뉴 ‘배 칠러’를 출시하기도 했다.

CJ더마켓에서 진행하는 '대한민국 제철음식' 캠페인.(위)오리온 감자연구소 내 감자 저장소 모습.(사진 아래)[사진=CJ제일제당, 오리온]


 
제철음식 캠페인 활발

농가 상생을 위한 캠페인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식품 전문몰 CJ더마켓에서 제철 맞은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대한민국 제철음식’ 캠페인을 하고 있다. 지자체·농가와의 협력을 통해 매월 1개 이상 지역의 대표 특산물을 소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농가를 돕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상품을 추천한다는 취지다. 6월에는 전북 고창과 경남 함안 수박을 선보였다. 2주만에 약 1000박스가 팔리는 성과를 거뒀다. 7월에는 경북 김천의 샤인머스캣 포도 판매에 나섰다. 다음 달에는 영천의 3대 복숭아인 ‘천도, 황도, 백도’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페셜티 푸드(Specialty Food) 플랫폼 퍼밀은 지난 6월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된 함안 수박 축제로 힘든 시기를 겪는 농가 지원을 위해 함안농협, 한진과 협업해 함안 농가 상생 프로젝트 ‘스마일농부 캠페인’을 진행했다. 퍼밀은 캠페인 기간 동안 퍼밀은 함안 수박 소비 촉진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실시해 수박 구매고객 대상 선착순 100명에게 정상가 대비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재배는 농가와 기업 간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구조”라며 “가치 소비 트렌드와 함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증가에 맞춰 농가 상생 제품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