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암 치료 길 열렸다... 국내 연구진, 개 유전자 변이 지도 완성

2020-07-18 10:06

국내 연구진이 유선암에 걸린 개의 유전자 변이 지도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상우 연세대 의대 교수가 주축이 된 국내 연구팀이 유선암 발병 191마리의 중앙 시료를 대상으로 유전체, 전사체 데이터를 분석해 암 유전자 변이 지도를 만들었다고 17일 밝혔다.

유전자 변이 지도는 질병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유전 변이의 종류와 빈도를 확인할 수 있는 생체 지도로, 질병의 원인 파악과 치료를 위해 활용된다.

연구팀은 암컷 개에게서 높은 빈도로 발생하며, 인간 유방암과 유사한 특성이 있는 개의 유선암을 대상으로 유전 변이와 유전자 발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인간 유방암의 대표적인 발암 원인으로 꼽히는 'PIK3CA' 유전자에서 유선암에 걸린 개 또한 다수의 유전 변이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터가 유효한 183마리 중 43%(79마리)의 PIK3CA 유전자에서 인간 유전자와 비슷한 위치에 비슷한 빈도로 변이가 나타났다.

인간 유방암에서 나타나는 'PTEN', 'TP53', 'BRCA' 유전자 변이가 개의 유선암에서 확인됐다.

김 교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표적항암제 등 차세대 항암제를 반려견의 암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개의 암 치료뿐만 아니라 사람의 암을 더 잘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가톨릭 의대 김태민 교수, 광주과학기술원 남호정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개 유선암의 유전 분석 개요[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