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의자 키성장 효능 허위·과장광고… 공정위, 바디프랜드 검찰 고발
2020-07-15 12:00
키성장 효능 실증하지 않고 광고… 브레인마사지 연구 결과는 신빙성 떨어져
공정위 "인체 효능에 대해 악의적·고의성 명백한 상태서 광고"
공정위 "인체 효능에 대해 악의적·고의성 명백한 상태서 광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안마의자의 효과를 허위·과장광고한 바디프랜드에게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했다. 공정위는 임상시험 결과 없이 광고를 게재하고, 연구계획서를 허위로 제출하는 등 고의성이 명백하다고 봤다.
공정위는 15일 안마의자 제조회사 바디프랜드가 청소년용 안마의자 '하이키'를 키성장과 집중력·기억력 등 인지기능 향상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거짓으로 광고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200만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1월 하이키를 출시한 후 같은해 8월까지 홈페이지와 신문, 잡지, 리플렛 등을 통해 하이키가 키성장 효능과 브레인 마사지를 통한 뇌피로 회복, 집중력·기억력 향상 효능이 있다고 광고했다. 또한 JTBC 인기드라마 '스카이캐슬' 속 등장인물 '예서'가 하이키를 사용하는 간접광고를 노출시켜 입소문을 탔다.
키성장 효증과 관련해서는 '더 큰 사람이 되도록', '사랑하는 아이에게 키와 성적을 선물하세요'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고, 키 크는 포즈 등 각종 이미지를 통해 하이키 안마의자의 키성장 효능을 광고했다. 브레인마사지 효능은 '뇌피로 회복속도 8.8배', '집중력 지속력 2배, 기억력 2.4배 증가'와 같이 인지기능 향상에 효과가 있고 객관적인 수치로 입증된 것처럼 광고했다.
바디프랜드는 또한 '특허 획득', '임상시험 입증', 'SCI급 논문게재' 등을 강조하면서 전문지식이 없는 소비자들이 안마의자에 키성장과 인지기능 향상 효능이 객관된 것처럼 오인하게 했다.
바디프랜드는 임상시험 등을 통해 키성장 효능을 실증하지 않았다는 게 공정위의 조사 결과다. 바디프랜드 스스로도 키성장 효능이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 공정위는 '키성장과 관련된 표현을 사용하면 문제가 된다, 입증이 되지 않았다'는 바디프랜드 내부 문건을 확보했다.
브레인마사지 효능 또한 바디프랜드가 제출한 자료가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봤다. 바디프랜드가 실증자료로 제출한 SCI급 논문의 기초가 된 임상시험은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이는 생명윤리법 등 연구윤리 위반 소지가 있어 신뢰할 수 없는 실험결과라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상 회사의 직원들은 '취약한 연구대상자'로, 이들을 연구대상자로 선정할 경우 생명윤리위원회(IRB)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바디프랜드는 IRB에 연구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일반인을 모집해 연구를 하는 것처럼 기재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혐의를 소관부처인 보건복지부에도 통보했다.
또한 '뇌피로 회복속도 8.8배', '집중력 지속력 2배, 기억력 2.4배' 등은 계량적 측정이 가능한지가 증명되지 않았다. 사업자의 임의적 산출 결과일 뿐이다. 특히 이는 일반 휴식 대비 브레인마사지의 인지기능 증가분임에도 마치 개인의 인지기능이 향상된 것처럼 광고했다.
앞서 한국방송광고협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키성장 관련 표현들이 근거 없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바디프랜드에 과징금 2200만원을 부과했으며 검찰에 고발했다. 과징금액이 크지 않은 이유는 광고가 시작된 지난해 2월 현장조사를 실시해 8월에 광고가 시정돼, 법위반 기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기간 매출액이 16억원인 점도 고려했다.
구성림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지난 5년 동안 표시광고법으로 검찰이 고발한 사례는 26건인데 주로 생명안전에 대한 부분이 우려가 되면 고발을 했다"며 "바디프랜드 건의 경우 인체 효능에 대해 악의적으로, 고의성이 명백한 상태에서 광고를 실행한 경우로 위법성이 중대·명백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구 과장은 "이번 조치는 정보 비대칭성이 큰 시장에서 키성장, 학습능력 향상 등 인체 효능에 대해 거짓으로 광고한 행위를 엄중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특히 청소년과 학부모의 가장 큰 관심사항인 외모와 학습능력을 이용해 소비자를 오인시킨 행위에 표시광고법상 가장 엄중한 조치를 취해 잘못된 정보가 시장에 유통되지 못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