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낮게 잡았는데...” 올해도 목표치 달성 어렵다

2020-07-10 07:24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6년 연속 연간 판매 목표치 달성에 실패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초 이례적으로 연간 판매 목표치를 지난해 대비 낮게 잡은 상황이라 시장의 실망감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인 코로나19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지난 상반기 급감한 판매량을 회복할 묘수가 딱히 없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오는 23일께 지난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다. 아직 뚜껑도 열지 않았지만 시장의 기대치는 크지 않다.

실제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대차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는 매출 20조6000억원, 영업이익 3300억원이다. 현실화되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4%, 73% 감소하게 된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각각 20%, 77% 줄어든 매출 11조6000억원, 영업이익 12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핵심인 해외 자동차 판매의 부진이 원인이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국내 38만4613대, 해외 120만4816대로 총 158만9429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국내 판매는 0.1% 증가, 해외 판매는 30.8% 감소한 수치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국내 27만8287대, 해외 88만2959대로 총 116만1246대를 팔았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국내 판매는 전년 대비 14.6% 늘었으나 해외 판매가 20.4% 급감했다.

양사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을 합치면 275만675대다. 올해 현대·기아차의 연간 판매 목표치인 753만6000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축소 등 호재가 없는 하반기 시장을 고려할 때 연간 판매 목표치 달성은 물 건너갔다는 뜻이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중국의 수요 감소 등을 고려해 지난해보다 6만4000대나 적은 연간 판매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의 연간 판매량은 올해 700만대 붕괴도 점쳐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연간 총 판매량은 2015년 801만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6년 788만대, 2017년 725만대, 2018년 739만대, 2019년 719만대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기에 올해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사상 최악의 한해를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올해 코로나19에도 내수 시장에서는 선방했으나, 상황이 좋지 않은 해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내수 판매를 이끌었던 개소세 인하 혜택 등도 사라져, 하반기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